노숙자 들끓고 대변 보고 튀고.. 무인점포 수난시대

양한주 2022. 7. 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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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무인 오락실을 운영하는 설모(41)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쯤 점포 CCTV를 살펴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셀프 빨래방 사장인 김모(37)씨도 얼마 전 새벽 점포 앞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한 모습을 같은 날 오후 CCTV로 뒤늦게 확인했다.

지난 7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도 김포의 한 무인 인형뽑기방에선 젊은 여성이 가게 안쪽에 대변을 본 후 그대로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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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귀가 조치.. 처벌 어려워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무인 오락실을 운영하는 설모(41)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쯤 점포 CCTV를 살펴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노숙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오락실 한쪽 의자에 누워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옆엔 커다란 짐가방도 놓여 있었다.

CCTV 영상 앞 시간대를 확인하니 이 남성은 그 2시간 전쯤 점포로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몇몇 손님이 입장했다가 이 모습을 보고 이내 발길을 돌리는 장면도 나왔다. 설씨는 가게로 송출되는 방송 장비를 통해 “바로 나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남성은 그제야 주섬주섬 짐을 챙겨 가게 밖으로 나갔다.

설씨는 10일 “날이 더워지면서 손님들 쾌적하게 이용하라고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는데, 1주일에 몇 번은 노숙인이 들어와 자리를 편다”며 “인근 유흥가에서 취객들이 몰려와 게임 대신 더위만 식히며 소란을 피우고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24시간 무인점포가 노숙인과 취객 등의 ‘공짜 쉼터’가 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셀프 빨래방 사장인 김모(37)씨도 얼마 전 새벽 점포 앞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한 모습을 같은 날 오후 CCTV로 뒤늦게 확인했다. 매장 안에 노숙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 3시간가량 누워 있었는데,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 등이 출동, 그를 깨워 데리고 나간 것이다.

직원이 없어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하다 보니 무인점포 안에서 행인이 대변을 보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지난 7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도 김포의 한 무인 인형뽑기방에선 젊은 여성이 가게 안쪽에 대변을 본 후 그대로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가게 주인은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신고했고, 경찰은 해당 여성을 추적 중이다.

다양한 업종의 무인점포에서 피해 사례가 잇따르지만 처벌이나 배상을 받긴 쉽지 않다. 김포 사건처럼 업무방해 피해가 명백하면 경찰 수사로 이어지긴 하지만, 대부분은 신고해도 귀가 조치 수준에 그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더위를 피해 잠시 머물고 있는 경우에는 매장에서 나가게 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사물인터넷(IoT) 등을 설치해 ‘불청객’을 내보내는 자구책을 쓰기도 한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매장 내 시설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IoT를 설치하고 노숙인이나 취객이 들어오면 형광등이나 에어컨을 꺼서 내보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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