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애도표에 힘 실리는 日 개헌..의석 '3분의 2' 무슨 의미?

NHK 출구조사 결과 개헌세력이 의석 3분의2 확보
'자위대 보유 헌법에 명시' 개헌, 아베 숙원 사업
3분의2 정족수 채우면 개헌안 발의 및 투표 속도 낼 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을 포함해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개헌세력'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게 됐다. 선거 이틀 전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격 사망을 애도하려는 분위기가 투표장에서 힘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후 8시 투표가 끝난 직후 이 같은 내용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선거는 참의원 전체 의석 248석 가운데 절반인 125석(보궐 1석 포함)을 새로 선출하는 선거로, NHK는 125석 중 자민당이 59~69석, 공명당이 10~14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두 여당이 합해 69~8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참의원 임기는 6년이며, 3년마다 전체 의원은 절반 정도를 선출한다. 이날 선거에서 교체되지 않는 의석 중 여당 의석수(자민당 56석, 공명당 14석)는 70석이다. NHK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선거 후 여당은 참의원 전체 의석 248석 중 139~153석을 확보해 과반을 유지하게 된다. 새로 뽑는 의석 중 일본유신회는 10~15석, 국민민주당은 2~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는 '개헌 세력'의 약진이다. 자민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4개 여야 정당이 개헌 정족수인 의석 3분의2 이상을 유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개헌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사업이었다. 이는 평화헌법이라고도 불리는 일본헌법 9조를 손보는 것이다.

헌법 9조 1항은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는, 이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9조 2항은 "전항의(1항)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육해공군이나 기타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나라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기술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관련 규정을 손봐 방어 역할에 초점을 둔 '자위대'를 일본이 군대로서 보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개헌세력이 의회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헌법심사회를 열어 2024년 개헌한 발의, 2025년 개헌 투표가 진행될 것이라는 정치권과 현지 언론의 시나리오는 힘을 받게 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