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금 더 해두때여"..선거 앞둔 이재명 '밭갈이' 독려하는 이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일주일여 앞두고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이 의원은 9일 새벽 트위터에서 지지자들의 이른바 ‘밭갈이’ 게시물들을 공유했다. ‘밭갈이’는 주변 사람들을 민주당원으로 가입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다. 이 의원 지지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이 의원은 게시물을 공유하며 “또금만 더 해두때여(조금만 더 해주세요)”, “참~잘 해떠요(했어요)”, “큰 일 하셨습니다. 조금만 더…”라고 썼다.
이 의원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맞팔(서로 팔로우)해주세요. 계양구 주민입니다”라고 하자 “대신 인터넷 입당해 주세요”라고 쓰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치가 바뀌어야 나라가 바뀌고, 정당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뀌고, 당원이 바뀌어야 정당이 바뀐다”라며 지지자들에게 ‘밭갈이’를 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의원 측은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 여러 당내 현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탈당을 주장하는데, 이같은 네거티브(부정적) 방식보다 당원으로 더 많이 가입해 주장을 관철하는 포지티브(긍정적) 방식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임을 알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원 가입 독려 이유는?
이 의원은 오는 17일 또는 18일에 당 대표 선거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 의원 지지층의 당원 가입이 다음 달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전당대회의 선거인단 투표 반영비율은 권리당원이 40%로 가장 크긴 하지만, 최근 12개월 동안 6번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투표권이 주어진다. 최소 6개월 전에 당원으로 가입해야 투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비를 내지 않아도 일반당원으로서 투표할 수 있지만 반영비율은 5%에 불과하다.
대신 이 의원이 향후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을 하기 위해 자신의 지지층에게 당원 가입을 독려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의원은 당 대표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1강(强)’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 당원에 가입하고 6번 이상 당비를 내면 권리당원으로서 내년 총선 때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투표권을 갖게 된다. 도당위원장 선출 등에서도 권리당원은 투표권이 있다. 이 의원 지지층이 당원으로 많이 유입돼야 이 의원 의중대로 향후 공천 등이 이뤄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들도 속속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서영교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는데, 이 의원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초선의 장경태 의원도 이날 “당원과 함께 혁신으로, 젊은 변화를 견인하며 혁신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당내 강성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으로 대표적인 친명계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광주 찾아 당권 행보 시동
이로써 이미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을 포함해 친명계 의원만 3명 최고위원 도전을 공식화했다. 또 다른 친명계인 박찬대 의원과 최민희 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친명당’으로 재편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 대표, 원내대표,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 5명, 2명 이내의 당 대표 지명 최고위원으로 구성된다. 최대 9명인데,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선출되고 최고위원 중 2~3명만 친명계가 선출돼도 최고위원회는 지명 최고위원을 포함해 친명계가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날 이 의원은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찾아 윤공희 대주교와 한반도 평화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6·1 지방선거 이후 첫 지방 방문 일정으로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를 선택하면서 이 의원이 당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출마가 유력한 박찬대 의원과 ‘위장 탈당’ 비판을 받았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도 동행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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