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금 더 해두때여"..선거 앞둔 이재명 '밭갈이' 독려하는 이유

윤성민 2022. 7. 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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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일주일여 앞두고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이 의원은 9일 새벽 트위터에서 지지자들의 이른바 ‘밭갈이’ 게시물들을 공유했다. ‘밭갈이’는 주변 사람들을 민주당원으로 가입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다. 이 의원 지지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이 의원은 게시물을 공유하며 “또금만 더 해두때여(조금만 더 해주세요)”, “참~잘 해떠요(했어요)”, “큰 일 하셨습니다. 조금만 더…”라고 썼다.

이 의원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맞팔(서로 팔로우)해주세요. 계양구 주민입니다”라고 하자 “대신 인터넷 입당해 주세요”라고 쓰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치가 바뀌어야 나라가 바뀌고, 정당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뀌고, 당원이 바뀌어야 정당이 바뀐다”라며 지지자들에게 ‘밭갈이’를 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의원 측은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 여러 당내 현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탈당을 주장하는데, 이같은 네거티브(부정적) 방식보다 당원으로 더 많이 가입해 주장을 관철하는 포지티브(긍정적) 방식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임을 알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트위터에 공유한 당원 가입 글. 트위터 캡처

당원 가입 독려 이유는?


이 의원은 오는 17일 또는 18일에 당 대표 선거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 의원 지지층의 당원 가입이 다음 달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전당대회의 선거인단 투표 반영비율은 권리당원이 40%로 가장 크긴 하지만, 최근 12개월 동안 6번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투표권이 주어진다. 최소 6개월 전에 당원으로 가입해야 투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비를 내지 않아도 일반당원으로서 투표할 수 있지만 반영비율은 5%에 불과하다.

대신 이 의원이 향후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을 하기 위해 자신의 지지층에게 당원 가입을 독려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의원은 당 대표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1강(强)’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 당원에 가입하고 6번 이상 당비를 내면 권리당원으로서 내년 총선 때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투표권을 갖게 된다. 도당위원장 선출 등에서도 권리당원은 투표권이 있다. 이 의원 지지층이 당원으로 많이 유입돼야 이 의원 의중대로 향후 공천 등이 이뤄질 수 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런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들도 속속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서영교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는데, 이 의원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초선의 장경태 의원도 이날 “당원과 함께 혁신으로, 젊은 변화를 견인하며 혁신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당내 강성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으로 대표적인 친명계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광주 찾아 당권 행보 시동


이로써 이미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을 포함해 친명계 의원만 3명 최고위원 도전을 공식화했다. 또 다른 친명계인 박찬대 의원과 최민희 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친명당’으로 재편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 대표, 원내대표,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 5명, 2명 이내의 당 대표 지명 최고위원으로 구성된다. 최대 9명인데,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선출되고 최고위원 중 2~3명만 친명계가 선출돼도 최고위원회는 지명 최고위원을 포함해 친명계가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찾아 윤공희 대주교를 만났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박찬대 의원, 양부남 전 이재명 대선후보 법률지원단장, 민주당 이형석 의원, 무소속 민형배 의원, 민주당 윤영덕 의원, 윤 대주교, 이 의원. 이재명 의원 측 제공


이날 이 의원은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찾아 윤공희 대주교와 한반도 평화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6·1 지방선거 이후 첫 지방 방문 일정으로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를 선택하면서 이 의원이 당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출마가 유력한 박찬대 의원과 ‘위장 탈당’ 비판을 받았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도 동행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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