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에 활력" "정치적 브랜드"..아베노믹스 엇갈린 평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 이후 그의 정치적 유산인 '아베노믹스'에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침체한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분명한 기여를 했지만, 정치적 브랜드에 그쳤다는 시각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베 전 총리의 경제 트레이드마크인 아베노믹스는 그가 두 번째로 집권한 2012~2020년의 주요 경제정책이다. 20년 이상 지속한 일본의 장기 불황을 끝내기 위해 재정 확장과 금융 완화, 구조 개혁이란 '3가지 화살'을 내놨다. 국채 매입을 통한 무제한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아베노믹스의 유산은 아베 전 총리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아베노믹스는 기업에 기록적인 이익을 안겼으며, 덕분에 투자자에 수익을 가져다주고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했다. 이는 더 많은 여성과 노인이 노동 시장에 진입했다는 뜻이며, 실제로 일자리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프레드 노이만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아베노믹스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려는 목표에 미치지 못했지만, 중요한 변화를 이끌었다"며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과 성장 정체 후 아베노믹스는 경제를 깨우고 지속 성장의 길로 되돌리려는 과감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의 선봉장 격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아베 전 총리와 아베노믹스를 높이 샀다. 그는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일본 경제가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고 지속적 성장을 달성하도록 많은 일을 했다"며 "강력한 지도력으로 일본 경제개발에 기여한 데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반면 BBC는 아베노믹스가 정치적 브랜드로선 성공했지만, 아베 전 총리가 내세운 여러 공약이 목표엔 미치지 못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경제 성장에 역할을 했지만, 그 속도는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일본이 2020년 초 다시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아베노믹스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아베가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아베노믹스를 이용했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성장을 위한 진지하고 지속적이며 유연한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FP는 아베노믹스가 절대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일본 경제의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됐다며 아베 전 총리의 생각이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논란이 있지만, 많은 이들이 대담한 정책 변화를 실행한 아베의 공을 높이 사고 있다고 전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아베 전 총리 사후 트위터에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깨기 위해 재정과 통화의 정통성을 깨고자 하는 혁신적인 경제 지도자였다"고 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도 "아베노믹스는 우리가 보아온 경제전략 중 매우 공격적이고 성공적으로 거시경제를 재(再)프로그래밍한 전략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유럽 등이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경우 "아베노믹스를 연구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 인구 감소와 과도한 예금문제 문제를 가장 먼저 겪은 선진국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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