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발전소' 차관은 '원전'으로..무더위에 산업부는 진땀
장관은 발전소 점검, 차관은 원전 방문. 올여름 전력 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가면서 산업통상자원부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뚜렷한 새 수급 대책이 없는 만큼 전력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중부발전 서울복합발전본부를 방문했다. 때 이른 무더위로 인한 냉방, 코로나19 이후 상업·산업 시설 가동 증가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수도권 지역 중요 발전설비인 서울발전본부의 운영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장관은 "올해 무더위가 빨리 찾아온 만큼 전력거래소를 중심으로 전력 수급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한전과 발전사에선 발전소, 송·변전설비 등에 불시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 관리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박일준 산업부 2차관도 8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을 방문해 지난달 30일 재가동을 시작한 고리2호기 상황 등을 확인했다. 박 차관은 "재가동된 고리2호기를 비롯해 원전이 올여름 전력 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안전운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 장·차관이 연이어 발전 시설을 방문한 건 그만큼 여름철 전력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7월 24일 92.5GW(기가와트)였던 역대 최대 전력 수요는 4년 만인 지난 7일 92.9GW로 경신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폭염과 열대야가 냉방 수요를 자극한 것이다. 이달 1~9일 최대전력(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때의 전력 수요)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19.4% 늘어난 수준이다.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7월 초부터 '역대급' 전력 사용량이 몰린 셈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당분간 장맛비와 폭염이 함께 찾아오면서 체감온도가 높은 후텁지근한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10일 기상청이 내놓은 향후 10일 날씨 전망에 따르면 전국 낮 최고기온은 27~34도로 9일(29~34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산업부가 8월 둘째 주로 내다본 전력 수요 최대 시점이 이달로 당겨질 위험이 있다. 최대 91.7~95.7GW로 전망한 전력 수요도 이미 93GW에 육박한 걸 고려하면 예상치를 넘어설 수 있다. "전력 피크가 앞당겨지고, 수치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경고가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예비력을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 부족이 가시화될 경우, 수급을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게 고민거리다. 현재 추진 중인 대책은 자발적 수요 감축이나 공공 부문 절전 같은 '수요 조절'에 무게가 실려있다. 공급 분야에선 그나마 석탄발전기 출력 상향 정도가 꼽힌다. 시험 운전 중인 신한울 1호기도 예비 자원으로 꼽히지만, 다음 달까지 공식 가동을 시작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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