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탄희 "비전·정책 실종된 전당대회 안돼..캠페인 통해 답 요구할 것"
'정치생명 걸고 00하겠다' 민주당 170명 의원 릴레이 캠페인 예고
"'정치는 다원주의, 경제는 안전망' 민주당 핵심 비전·방향 되어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상대 당의 실수에 의존하거나 싸움의 기술에만 의존하는 정치는 좋은 정치가 될 수 없다. 오는 8월 꾸려지는 새 지도부는 민주당의 가치 비전을 정립하고 통합을 이끌어내면서 시대정신을 논의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10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가치 비전, 정책, 시대정신이 실종된 전당대회가 되면 안 된다. 민주당 혁신 캠페인 2단계를 통해 민주당만의 가치 비전을 찾는 과정을 모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일 "민주당은 재창당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당원, 시민 등을 대상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 청취하는 '민주당 혁신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을 "기초체력이 바닥인 상태"라고 하고 "민주당만의 색깔, 가치들을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기득권이 아닌 가치 공동체로 돌아가야한다는 데에 의견이 귀결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주류교체·가치와 비전의 명확성·핵심의제 제시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민주당의 과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8월2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이러한 논의가 펼쳐져야하지만 아직 의제를 내놓는 분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도부 출마설이 나오고 있기는하지만 본인은 "민주당 변화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당 혁신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배경
대한민국에서 좋은 정치가 사라지고 있다.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기성정당과의 차이가 뭔지 흐릿해지고 있다. 가치와 비전은 없고 정쟁만 남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기초체력이 바닥이다. 상대의 실수에 의존하거나 싸움의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 민주당의 처지다. 민주당의 색깔, 무엇이 다른가를 확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양극화 해소를 내걸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자산 양극화를 막지 못했고, 중산층의 이익을 강조했지만 핵심층인 자영업자들의 이익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했다. 민주당이 과연 스스로 내세웠던 가치를 제대로 추구해왔는가라는 질문에 자유로울 수 있나. 대선 직전에 약속했던 정치개혁도 그렇다. 승패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지금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있는 이유다.
-혁신 캠페인을 진행 중인데 지금까지 취합된 것을 보면 민주당에 어떤 점을 바라고 있던가
대체로 민주당이 기득권이 아닌 가치 공동체로 돌아가야한다는 데에 귀결되고 있다. 크게 3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먼저 주류교체 측면에선 지난 대선, 지방선거를 주도적으로 끌고 온 사람들이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또한 가치와 비전을 명확히 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 돌아오라는 요구, 2010년 무상급식을 핵심 의제로 끌고 왔던 것처럼 민주당만이 할 수 있는 의제 설정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 의원 워크숍 때 공개적으로 제가 제안한 전략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다.
-오는 8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어떤 면에 주목해야 할까
'정치는 다원주의, 경제는 안전망'이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핵심 의제라고 본다. 그러나 전당대회 국면서 아직 이러한 의제를 제시하는 분들이 눈에 안 보인다. 가치 비전, 정책이 실종된 전당대회가 되면 안 된다. 시대정신에 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 조만간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들에게 가치와 비전, 정책을 내놓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할 생각이다.
또한 당원들 대상으로 한 민주당 혁신 캠페인은 2단계로 정치인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나는 정치 생명을 걸고 00을 하겠다'는 선언을 민주당 170명 의원들 한 명 한 명 할 수 있도록 해 민주당의 신뢰를 회복하겠다.
-'새로운 지도부'가 갖춰야 할 덕목,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야당으로서의 민주당 대표는 여당일 때와는 완전 달라야 한다. 여당의 당 대표는 대통령의 그늘 아래에 있다. 야당일 때 민주당의 대표는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역할을 지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양당체제라는 특성상 그렇기도 하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과연 진보진영 전체를 통합할 수 있는 지도력이 있는 인물인가를 시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은 역대급 불안 사회라는 점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의제를 설정해 추진해낼 수 있어야 한다. 국회가 경제 안전망을 확충하고, 정부여당의 견제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윤석열 정부가 얘기하는 공정과 자유가 부자, 검찰, 친인척을 위한 것이 되어선 안 된다. 이를 지속적으로 견제하는 것 또한 민주당과 새 지도부가 할 일이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하락, 무엇이 문제일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하는 것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국정철학이 문재인 정부 타령인가. 과거 정부 얘기만 하고 있다. 외교도 평가할 내용이 없어 평가하지 못한다. 성과에 대한 공방 자체가 실종됐다. 대통령 내외 비하인드 등 사사로운 논란만 이는 이유가 평가할 만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굉장히 허탈감을 느낀다.
-차기 지도부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민주당 변화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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