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뒤 3초 틈, 경찰은 없었다"..도마 오른 日 경호 체계

강희종 2022. 7. 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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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경호팀의 허술한 대응에 일본 언론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하는 뒤편에 경호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은 것은 물론 총격범이 첫발을 쏜 뒤 두번째 발사까지 3초간 틈이 있었으나 아베 총리를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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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산케이 등 현지 언론 경찰 대응 지적 잇따라
첫 발포 이후 약 2초반~3초 간격, 아베 보호 경찰 안보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경호팀의 허술한 대응에 일본 언론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하는 뒤편에 경호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은 것은 물론 총격범이 첫발을 쏜 뒤 두번째 발사까지 3초간 틈이 있었으나 아베 총리를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을 계기로 일본의 허술한 경호 체계가 본격적으로 도마에 오르는 양상이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3초의 틈, 경호 태세 구멍'이라는 기사를 통해 "수상한 사람의 접근을 허용한 데다 첫 발포 이후 2번째 발사까지 약 3초간 아베 전 총리의 피습을 막는 경찰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며 경비 태세의 부족을 지적했다.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총격 당시의 영상을 보면 지난 8일 오전 11시30분쯤 아베 전 총리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시작한 지 약 2분 후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뒤편에서 7~8미터까지 다가가 첫 발을 발포했다.

이때 하얀 연기와 함께 큰 폭발음이 들렸다. 아베 전 총리는 놀라서 뒤돌아 봤고 약 3초 후 다시 총성이 울렸다. 이후 아베 전 총리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첫 발포 이후 아베 전 총리를 넘어뜨리거나 덮어쓰거나 해서 2발째 피탄을 막으려는 경찰관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방탄 가방을 방패 삼아 용의자 사이로 들어간 경찰관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장에는 경시청의 특별경찰(SP:Security Police) 1명과 나라현 경찰 수십명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경비에 익숙한 경시청 간부는 사전 준비의 부족을 지적했다. 나라현 경찰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유세 연설은 전날 급히 정해졌다. 나라현 경찰이 경비 계획을 승인한 것은 당일 오전이었다.

사건 직후 나라현 경찰측은 "갑작스러운 경비였지만 소요 태세를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현장 동영상을 보면 아베 전 총리의 뒤편엔 제대로 경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시청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에 "수상한 물건을 소지한 인물이 근거리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방치한 배치에 문제가 있었다"며 "원래라면 연설 장소의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데 이번엔 이런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전 경시청 대테러특수부대(SAT) 소속으로 경호 임무에 익숙한 한 관계자는 "이상한 느낌이 들면 대상자에게 달려가 머리를 낮추고 그 자리에서 이탈하는 것이 요인 경비의 철칙"이라며 "이번 현장 대응은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도 "첫 발포 직후 아베 전 총리를 감추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배후가 넓은 공간이 연설 장소로 채택된 점도 문제를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발포와 함께 하연 연기가 퍼졌지만 이 때까지 아베 전 총리는 큰 상처를 입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복수의 경호 담당자가 용의자쪽을 뒤돌아보며 방탄용 가방을 들어 올렸지만 아베 전 총리를 몸으로 막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첫발과 두번째 발포와의 간격은 2초반 정도로 경찰관 몇명이 용의자를 잡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쓰러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간부는 "1발째 발사 후 경호 담당자는 아베 전 총리를 맡아 현장에서 대피시켜야 했다"며 "두번째 발사까지 2초 이상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는 있었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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