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만 몰랐던 도심 속 문화공간..화폐박물관 가보니

서소정 2022. 7. 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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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주말, 도심 속 박물관에서 더위를 잠시 피해 보는 것은 어떨까.

특이한 외양의 건축물이 궁금하면서도 지금껏 무심코 지나쳤던 이 건물 안에는 우리나라 초기 근대 건축물인 화폐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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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가족 관람객으로 북적
르네상스 양식 석조건물 안 알찬 전시 눈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주말, 도심 속 박물관에서 더위를 잠시 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남대문로를 지나다보면 다른 건물과 차별화되는 르네상스 양식 석조건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이한 외양의 건축물이 궁금하면서도 지금껏 무심코 지나쳤던 이 건물 안에는 우리나라 초기 근대 건축물인 화폐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예약절차를 거쳐 박물관에 들어서면 주말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로 북적이는 박물관 내부 풍경에 놀라게 된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건물은 1981년 국가중요문화재 사적 제280호로 지정됐다. 1907년 일본 제일은행이 사용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으나 1909년 대한제국의 중앙은행으로 한국은행이 설립돼 준공 이후에는 한국은행 건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한국은행이 조선은행으로 개칭되고, 1912년 건물이 완공된 뒤에는 조선은행 본점 건물로 이용됐다.

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외벽은 화강암으로 마감해 견고함이 느껴진다. 건립 당시 내부 바닥은 목재로, 천정은 석고로 마감했고, 건물 지하에는 대형금고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던 건물이기도 하다. 1950년 6월 12일 한국은행이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으로 창립되면서 한국은행 본점 건물이 됐다. 한국전쟁 때는 내부가 거의 파괴됐는데 1958년 복구됐다. 2001년 한국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아 화폐박물관으로 개관했다.

화폐박물관 상설전시장은 다양한 전시들로 구성돼있다. 한국은행이 하는 일과 중앙은행 제도에 대해 상세히 알아볼 수 있으며,화폐의 제조·순환과정, 위·변조 화폐의 식별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지폐를 직접 화면에 비추어 위조 지폐를 식별할 수 있는 체험 코너는 인기가 있는 코너다. 지폐 속의 인물들에 대한 소개도 함께 볼 수 있다. '화폐광장'에서는 우리나라·중국·일본의 시대별 화폐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진귀한 화폐를 만나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수많은 동전들이 투명피라미드 안에 담겨 있는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세기 태평양의 야프섬에서 사용됐던 조개화폐도 볼 수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가 시름하는 가운데 물가에 대한 재미있는 체험 전시도 마련돼있다. 스크린 터치를 통해 전년도 같은 달과 물가를 직접 비교해보거나 '나의 체감물가 구하기'를 통해 물가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다. 환율에 대한 정보도 유익하다. 원·달러 환율이 올랐을 때와 떨어졌을 때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퀴즈 형식으로 풀어볼 수 있는 게임기는 특히 아이들로 붐빈다. 다만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질문으로 구성돼 제대로 된 게임을 즐기려면 사전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한국은행 총재의 과거 집무실도 직접 볼 수 있다. 현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위원들의 합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는데 과거 역사 속 사진을 통해 시간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상설전시 외에도 기획전시가 진행되는데 현재는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전을 볼 수 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 전시에서는 현용화폐와 다채로운 기념주화를 통해 지금까지 다소 생소했던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팀 관계자는 "2001년 6월 개관 이후 지난달 12일까지 누적 관람객 수가 310만6717명에 달할 정도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제한적 개방 운영을 유지하고 있는데 점차 방문객 수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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