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 초반 흥행 성공한 토레스, 가성비·디자인 앞세워 뒷심도 낸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자국산 완성차 메이커가 있다는 건 소비자에게 꽤나 쏠쏠한 메리트입니다. 차를 살 때 마음가는대로 사양을 고를 수 있습니다. 부품을 구하기 쉬워 유지관리하는 비용도 적게 들 가능성이 높겠죠. 당장 체감할 만한 장점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은 워낙 시장이 커서 외산 메이커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현지 공장에서 만든 차를 소비자에게 팔지만, 우리나라처럼 시장이 크지 않다면 해외 메이커가 열심히 공을 들일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 메이커가 우리 땅에서 만든 차가 감성적으로 가까운 것 외에도 현실적으로 득이 되는 부분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언제든 차를 살 가능성이 있다는 잠재 소비자 가운데 한 명으로서 쌍용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 토레스에 관심이 많았던 건 이런 배경이 컸습니다. 그간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새로운 ‘막내’ 모델이 나오면서 선전해준 적이 있었는데, 이번 토레스 역시 경영정상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일단 사전예약이 첫날 1만2000대, 3주만에 3만대를 넘기며 회사의 예상을 훨씬 웃돌았습니다.
▶ 겉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새 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내 모든 조직이 함께하는 건 당연한 얘기지만, 이 차에 특히 중점을 둔 게 디자인이라는 점을 회사는 굳이 숨기지 않습니다. 이번 신차발표나 시승행사에 앞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디자인 철학 설명회를 따로 연 것도 그래서일 것입니다.
겉모습 첫 인상은 ‘크다’입니다. 제원상 준중형인데 거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각을 그대로 살린 쪽으로 외형을 가다듬으면서 커보이는 인상을 줍니다. 쌍용차 디자인팀장은 아웃도어활동이나 차박 등을 감안해 차량 내부에서도 조금이라도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쪽으로 고심했다고 합니다.
곳곳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히 최근 많아진 도심형이 아닌 정통을 표방하고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앞쪽 그릴은 고대 성곽 형상에서 따왔고 클래딩 가드를 덧대 오프로드에서도 부담없이 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뒤 램프 모두 쉽게 각인될 법한 인상을 줍니다.
앞 보닛이나 뒷쪽에는 예비 타이어가 자리잡았을듯한 가니시를 달아 볼륨감이 한층 강조됩니다. 쌍용이 1년에도 몇 차례 신차를 내놓는 브랜드가 아니기에, 오랜만에 새 차를 출시하면서 도로 위 존재감이 확실한 디자인을 택한 건 괜찮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 실내디자인을 중요하게 따지는 편인데 괜찮을까요.
운전석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다소 작은 느낌이나 그로 인해 대시보드 전반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통합 콘트롤패널에 모든 기능을 집어넣어 물리버튼은 비상등을 제외하면 없습니다. 다만 이는 소비자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센터 디스플레이 메뉴를 단순하고 큼직하게 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습니다.
2열 좌석이나 짐을 싣는 공간은 꽤 넉넉한 편입니다. 뒷좌석은 편평하게 접힙니다.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싣고 거기에 여행용 캐리어까지 추가로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운전석은 물론 조수석, 뒷좌석까지 곳곳에 자잘한 수납공간을 둔 점도 세심하게 느껴집니다. 소재나 마감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최근 쌍용차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과감한 디자인을 시도하는 게 한결 자유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 주행성능은 어떤가요.
1.5ℓ 터보엔진에 아이신 6단 변속기는 충분히 검증이 된 조합입니다. 출발할 때 가속성능을 10%, 시속 60㎞~120㎞ 정도의 실제 운행구간에서는 5% 정도 높였다고 합니다. 출발 시 가속감은 두터운 편인데 어느 정도 속도를 높인 후 추가로 속도를 더 내는 과정은 다소 힘이 부칩니다. 실제 도심주행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겠지만 고속도로에는 아쉬운 인상을 남깁니다.
드라이브모드가 일부 나뉘는데 각 모드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실내는 조용한 편입니다. 바람소리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잘 잡아주는듯 느껴집니다. 흡·차음재를 각 필러 부분이나 하부, 루프 등 차량 곳곳에 충분히 썼다고 합니다. 물렁하기보다는 단단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 무엇보다 가격이 끌립니다. 제값은 할까요.
차를 살 때 디자인이나 성능, 용도 등 다양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텐데요. 최종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격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이가 아무래도 많을 겁니다. 토레스 기본 트림인 T5가 2740만원(개소세 인하 기준), T7이 3020만원이니 비슷한 국산차급에 견줘보면 경쟁력 있는 가격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T7에 4륜구동과 각종 안전운전을 보조하는 팁컨트롤패키지, 휠과 타이어를 크게 하고 가죽시트 등을 좋게 한 하이디럭스패키지 등을 추가로 한 사실상의 풀옵션으로 3585만원이었습니다.
인천=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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