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돈·돈·돈..중국의 '豚'타령

베이징=조영신 2022. 7. 1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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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豚)', '저(猪)', '해(亥)', '시(豕)'.

따라서 돼지고기는 중국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주요 품목으로 꼽힌다.

중국 매체들이 돼지고기 가격 관련 기사를 많이 출고했다는 것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를 것이라는 일종의 예고 기사다.

만약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에 나설 것이고 이는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을 상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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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다시 거론되는 피그플레이션 우려
中 돼지값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23개월 만에 최고치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돈(豚)', '저(猪)', '해(亥)', '시(豕)'. 모두 돼지를 의미하는 한자다.

최근 중국 매체에 '저(猪)'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돼지고기를 의미하는데 돼지 가격이 급등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많이 나왔다.

돼지고기 관련 기사는 지난해 말과 연초에도 많이 나왔다. 대두와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 돼지 사룟값이 크게 상승하자 양돈업자들이 서둘러 돼지를 도축하면서 시중의 돼지고기 가격이 반 토막 났다는 기사였다. 공급이 늘면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번엔 정반대의 기사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기준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이 ㎏당 21위안을 넘어섰고 이는 불과 2주 새 20% 넘게 가격이 상승했다는 기사가 주를 이뤘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당 26.58 위안으로 전월 동기 대비 16.8%나 올랐다. 선물가격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4일 체결된 생돈(살아있는 돼지) 선물가격은 t당 2만2695 위안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약 40% 상승한 가격이다.

중국은 피그플레이션(Pigflation)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전 세계 1인당 소비량의 2.5배 소비 추정)이다. 따라서 돼지고기는 중국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주요 품목으로 꼽힌다.

중국 매체들이 돼지고기 가격 관련 기사를 많이 출고했다는 것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를 것이라는 일종의 예고 기사다.

실제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2020년 7월(2.7%)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1%대를 유지하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2.1%를 기록하며 2%대로 올라섰다.

자료=중국국가통계국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많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6월 말 기준 여전히 마이너스(-) 6%다. 워낙 많이 떨어진 탓에 아직도 예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예년 수준에 도달하면 중국 소비자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 또 예년 수준을 넘어서면 중국 정부가 연초 약속한 연간 소비자물가 목표(3% 내외)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물가는 민심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심각한 경우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지난 4일 중국 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부랴부랴 긴급회의를 소집,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에 나설 것이고 이는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을 상승시킨다. 중국 돼지값이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이유다. 중국 매체들이 돈((豚) 타령을 한다는 것은 물가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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