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상업부동산 지도] 강남 고수하던 기업들, 강북으로 모이는 까닭

김혜민 2022. 7.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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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만을 고수하던 기업들이 광화문·성수·을지로 등 강북으로 모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 관계자는 "강남에 들어갈 만한 공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들이 한남과 성수를 선택하는 걸 보면 강북에 대한 생각이 과거와는 달라진 것 같다"며 "강북에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들은 환경, 시설조건이 비슷한 가격대의 강남 빌딩보다 더 낫다는 것이 주요 이유로 보인다. 같은 가격이면 건물의 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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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에 오래 터 잡은 명품회사, 최근 脫강남 현상 두드러져
신규 사옥은 성수·용산으로
"강남·판교 임대료 비싸고 대규모 공실 찾기 어려워"
"강북으로 유행 이동..직접 부지 매입해 부동산 가치 상승 노리기도"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빌딩./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강남만을 고수하던 기업들이 광화문·성수·을지로 등 강북으로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세를 키운 기업들이 강남과 경기 판교를 향하면서 대규모 빈 공간을 찾기 힘들어진 탓이다. 트렌드가 강남 중심에서 성수 등으로 확산되면서 강북권 오피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판교에서 강북권 오피스로 본사를 이전한 기업은 최근 들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강남 터줏대감이던 명품업체들이 강북권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고급화 이미지를 내세우며 고소득층이 몰린 강남, 특히 도산대로를 중심으로 오랜기간 자리를 잡아왔다.

강남구 도산대로에 본사를 뒀던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지방시코리아는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소속 브랜드와 함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 케이스퀘어시티로 본사를 이전했다. 발렌티노코리아 역시 2014년부터 줄곧 청담동에 본사를 뒀지만, 2020년 중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로 이전했다. 샤넬코리아는 이미 중구 서소문동 퍼시픽 타워에 본사를 두고 있다. 메종마르지엘라, 마르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패션그룹 OTB는 올 상반기 OTM코리아를 설립하며 종로구 신문로1가 콘코디언에 본사를 뒀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성장한 패션 브랜드들은 신규 사옥 입지로 성수를 택하고 있다. 무신사는 성동구 성수동1가에 3300㎡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사옥을 짓는 중이다. 패션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도 성수동에 신규 사옥을 짓는 중이다. BTS 소속사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도 신규 사옥을 지으며 지난 3월 강남구 대치동에서 용산으로 본사를 옮겼다.

출처: JLL코리아

이들이 탈(脫)강남을 선택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여전히 강남 오피스의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강남·판교의 임대료가 크게 올랐고, 공실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넓은 강북권 오피스를 택하는 기업이 늘었다. 일례로 지방시코리아 역시 당초 도산대로를 벗어날 계획이 없었지만, 지방시코리아와 다수의 LVMH 패션 그룹 모두를 담을 빌딩이 강남엔 없었다는 점이 주요 이전 이유 중 하나였다.

굳이 강남을 고집할 이유도 없어졌다. 한남동, 성수동 등이 MZ세대의 주요 소비처로 떠오르면서 트렌드 소비 흐름도 강남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강북권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성수동은 패션과 소비 트렌드의 중심지가 되면서 미래 잠재고객도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오피스를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를 직접 매입, 사옥을 지어 부동산 가치 상승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강남 오피스 대부분이 20년이 넘어가며 노후화됐고, 새로 지을 땅도 없어 사옥을 가지려는 기업들이 대안으로 용산이나 성수 등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 관계자는 "강남에 들어갈 만한 공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들이 한남과 성수를 선택하는 걸 보면 강북에 대한 생각이 과거와는 달라진 것 같다"며 "강북에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들은 환경, 시설조건이 비슷한 가격대의 강남 빌딩보다 더 낫다는 것이 주요 이유로 보인다. 같은 가격이면 건물의 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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