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시장 점검] "그림의 떡".. 매수 문의만 넘치는 강남

류태민 2022. 7. 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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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로 인기를 끌던 서울 강남권 일대 주택 매매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 7일 기자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일대 중개업계를 현장 취재한 결과 아파트 단지를 불문하고 대부분 매수세 감소로 '거래 단절'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금리 인상과 가격 피로감에 따른 매수세 위축 영향이 강남권으로도 퍼지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강남·송파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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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매물은 많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집주인들도 하나둘씩 가격을 낮추는 추세입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

‘똘똘한 한 채’로 인기를 끌던 서울 강남권 일대 주택 매매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금리인상과 가격 피로감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면서다. 특히 수도권 외곽에서 상급지로 오려는 수요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보유한 주택이 팔리지 않는 탓에 실제 매수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하반기 주택시장 점검'

지난 7일 기자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일대 중개업계를 현장 취재한 결과 아파트 단지를 불문하고 대부분 매수세 감소로 ‘거래 단절’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만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A공인 대표는 “매수 문의가 끊기면서 거래가 확 줄었다”라며 “호가도 실거래가보다 더 낮게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30분 넘는 시간 동안 문의를 위해 중개업소로 누군가 찾아오거나 전화를 거는 이는 없었다. A공인은 “최근 중개업소들이 대부분 이렇게 조용한 분위기”라며 “한 달 동안 제대로 된 문의는 1건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리 인상과 가격 피로감에 따른 매수세 위축 영향이 강남권으로도 퍼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4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강남구가 하락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7일 이후 17주 만이다. 송파구도 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경(사진 박미주 기자)

강남3구의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로 매수세가 얼어붙었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다”라며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잠깐 관심이 높아졌을 때 외에는 이렇게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공인은 “분당이나 마곡·광교 등 외곽지역에서 상급지인 이곳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는 많은데, 그분들이 보유한 외곽 집값이 자꾸 떨어지고 팔리지도 않다 보니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 외곽지역도 거래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모양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C공인은 “매매 거래가 워낙 없다보니 중개업소들은 정말 죽을 맛”이라며 “지금처럼 주택시장 전망이 어두운데 집을 사는 사람이 어디있겠나”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더해 강남·송파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달 15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다. 이번 재지정으로 2023년 6월 22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연장됐다. 이들 지역은 2020년 6월 23일부터 잠실 일대 마이스(MICE)산업 개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잠실동 D공인은 “반포처럼 초고가 주택이 몰린 지역은 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어차피 반포 집값이 뛰면 부동산 가격은 다같이 올라 강남·송파만 지정해봤자 실효성이 없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피해간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반포동 E공인은 “매수문의가 작년보단 덜하지만 거래가 어느 정도 체결되면서 가격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라며 “인기단지의 경우 아직도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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