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익 상징 '아베'사망, 한일관계 전망 엇갈려.. 기시다 목소리 내나

유인호 2022. 7.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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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선거 유세 중 총격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우경화의 상징적인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2차 세계 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한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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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8일 선거 유세 중 총격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우경화의 상징적인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집권 기간 한국, 중국과 대립했고, 일본 사회의 우경화는 심각해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한국 외교 정책과 관련해 첫번째 집권시기에는 우호적, 두번째 집권시기에는 180도 다른 행보를 보였다. 모두 8년 9개월 총리로 재임하면서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4명의 한국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6년 9월부터 시작된 1차 집권기엔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취임 2주도 안된 시점에서 서울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는데, 일본 총리 사상 처음이었다. 그러나 건강문제로 1년만에 총리직을 그만둔다.

2012년 재집권한 아베 전 총리는 과거사 문제 등 한일 현안에서 본격적으로 극우적 행보를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2차 세계 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이후엔 야스쿠니에 공물만 봉납했지만 퇴임 이후 다시 신사를 참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는 박근혜 정권과 2015년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합의를 발표했으나 이후 한국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피해자 중심이 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하면서 합의는 표류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한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 갈등의 최대 원인중 하나인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 동원 노동자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대해 아베 전 총리가 “1965년 한일 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고 반발하면서 형성된 한일 관계 경색 국면은 전혀 풀리지 않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화이트리스트)에서도 제외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제소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일방적 종료 통보로 맞섰다가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지소미아는 ‘조건부 종료 유예’로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고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도 풀리지 않았다.

다만 아베 전 총리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진행된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안보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3국 뿐만 아니라 한일 협력 중요성을 이해하는 듯하다”며 “얼마 전 한국 정책 협의단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외교가에서는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관계 개선 가능성이 나왔지만, 일본 우파의 구심점인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지면서 외교 일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일본 방문을 검토했지만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베 전 총리가 현직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에따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베 전 총리 그늘에서 벗어나 한일관계 문제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강경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한일 관계에서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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