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노갈등, 더 커지기 전 대화로 풀어야"
[윤성효 기자]
▲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안에서 현장책임자협의회와 하청 노동자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
ⓒ 윤성효 |
▲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설치해 놓았던 천막농성장이 7월 8일 오후 현장책임자협의회 등에 의해 철거되었다. |
ⓒ 윤성효 |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파업에다 1도크 선박 점거 농성을 계속하면서 노동자들 끼리 다투는 이른바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부가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사내협력사 가운데 22개 업체 소속 하청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는 지난 6월 2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 7명은 6월 22일부터 옥포조선소 1도크에 건조 중인 선박에서 농성하고 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사방 1미터 철판 안에 스스로 몸을 가두었고, 다른 6명은 20미터 높이에서 고공농성하고 있다.
이에 1도크에 건조해놓은 선박을 진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박두선 대표이사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1도크에서 건조 중인 호선은 모두 4척으로 인도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이사는 "진수 지연은 하루에 매출 감소 260여억 원, 고정비 손실 60여억 원을 발생시킨다. 매출과 고정비 손실만 6월 말까지 2800여억 원이 넘는 셈이다"며 "'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까지 감안하면 공정 지연 영향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직·반장들로 구성된 '현장책임자연합회'와 사내협력사대표들은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집회를 경남경찰청 앞에서 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맞불 집회'가 벌어졌다. 8일 오후 민주노총은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현장책임자연합회'는 옥포조선소 안에서 "대우조선해양 정상조업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충돌 상황도 벌어졌다. 현장책임자연합회가 집회를 마친 뒤 1도크 입구 쪽으로 이동하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과 충돌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기도 했다.
양측은 서로 욕설을 하기도 했고, 현장책임자연합회 측에서는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또 거통고조선하청지회에서 설치해 놓은 2곳의 천막이 철거되기도 했다.
이번 파업과 관련해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지금의 극한 대립은 온갖 불법과 차별로 하청노동자의 등골을 빼먹어 온 기존의 하청노동자 착취구조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조선소 생산과 품질의 중추를 담당하는 하청노동자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주며 한국 조선업의 재도약을 꾀할 것이냐의 충돌과 싸움이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의 심각한 조선소 인력난은 기존의 하청노동자 차별과 착취에 기반해서는 한국 조선업이 더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조합원 7명의 '끝장투쟁'에 대해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생존을 걸고 싸웠고 또한 앞으로도 굽힘없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성실한 단체교섭을 통한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그것만이 지금의 파업투쟁과 극단적 대립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하청노동자 임금인상에 대한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의 결단만이 파업투쟁을 끝낼 수 있다"고 했다.
현장책임자연합회는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으로 인해 1도크 진수 일정이 한 없이 늘어나 야간 근무 조직은 휴업에 들어가고 내업 지역 직원들의 경우 휴업까지 고려되며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전체 구성원들이 나서서 불법행위를 몰아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금속노조가 사업장을 망하게 하는 투쟁을 하고, 하청지회 컨트롤도 안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금속노조에서 기업별노조로 다시 돌아와, 회사는 우리가 지키는 대우조선지회가 아닌 대우조선노조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규직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최근 낸 소식지 <새벽함성>을 통해 "회사는 공명을 막을 책임이 있다. 더 이상의 진수 연기는 모두의 공멸이다"고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파업으로 1도크 진수가 3주째 연기되고 있다"며 "1도크 진수를 막는 극한투쟁은 대우조선 전체 생산 공정을 마비시키고 있으며 이젠 전 구성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진수 연기는 대우조선 전 구성원을 공멸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전 구성원의 공멸을 부르는 투쟁은 결코 대중의 지지를 받기 힘들 뿐 아니라 수위의 조정이 필요하다. 하청지회의 요구안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협력사대표의 수준이나 원청의 경영진 수준에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게 대내외적으로 모두가 알고 인정하고 있다"며 "요구안에 따라 정확한 협상 대상을 통해 결국 교섭을 통해 타결하는 길 밖에 없다"고 했다.
바깥에서도 노노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8일 1도크 농성 현장을 찾기도 한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와서 보니 상황이 더 어려워 보였다. 사측이 노노 갈등을 유발하며 대규모 맞불집회가 있고, 자칫 감정적인 충돌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7월 8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 도로에서 열린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 |
ⓒ 금속노조 |
▲ 8일 오후 거제옥포조선소 안에서 ‘현장책임자연합회’가 연 “대우조선해양 정상조업 총궐기대회” |
ⓒ 대우조선해양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판사 특권과 싸우는 그의 첫마디 "난 고졸 변호사"
- 용산구의원 네번 떨어진 낙선자가 차린 라면가게
- 30분씩 줄서서 기다려도... 찍었다 하면 제주 인생샷
- 영화 '탑건'이 전설을 소환하는 영리한 방법
- '나이 들었다고 해서...' 이렇게 대하면 안 됩니다
- "문 닫으러 한국 오지 않았다... 친환경차 새 대안 내놓을 것"
- 일본 경단련의 윤 대통령-한 총리 만남... 어떤 의미일까
- 윤 대통령 "아베 총리 사망 총격사건, 용납할 수 없는 범죄"
- 이재명 "박지현 향한 비난·억압, 동지들 방식 아니다"
- "원리금만 수백"... 카페 사장이 극단적 영업전략 택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