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장수 총리에서 '비운의 주인공' 된 아베..그는 누구인가

정현진 2022. 7. 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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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6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첫 일본 총리이자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였던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으로 한국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이끌어간 인물이었다.

이후 5년 만인 2012년 12월 아베 전 총리는 재집권에 성공, 2020년 9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할 때까지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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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경한 입장 고수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 정책도 적극 추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6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첫 일본 총리이자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였던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으로 한국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이끌어간 인물이었다.

◆ 총 8년 9개월간 日총리 재임…사임 후에도 '상왕' 노릇

아베 전 총리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내각에서 상공대신 등을 지낸 기시 전 총리의 외손자다. 아버지 아베 신타로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냈고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는 현재 방위상이다. 아베 전 총리는 1982년 아버지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1993년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당선됐다.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통상 재임일수로는 3188일 간 재임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였다.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다. 이후 5년 만인 2012년 12월 아베 전 총리는 재집권에 성공, 2020년 9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할 때까지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다. 사임 이후에는 중의원(하원) 의원 신분이었다.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총리직을 내려놓은 그는 이후에도 자민당 내 최고 파벌의 수장으로 '상왕' 노릇을 해왔다.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의 경우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권자 선호도 1위인 고노 다로 당시 행정개혁 담당상을 제치고 당선된 배경에 아베 전 총리가 있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4월 21일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한 뒤 걸어 나가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9월 퇴임 이후 춘계·추계 예대제(큰제사)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에 맞춰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숙원 사업' 개헌 결국 실패…아베노믹스도 성과는 그닥

아베 전 총리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총리 재임 기간 중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 중국의 비판을 받아 공물 봉납으로 대신했으며,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판결에 반발해 2019년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로 보복에 나서면서 한국과 관계도 극도로 악화됐다. 그가 재집권한 이후 일본 사회의 우경화는 심각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아베 전 총리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으나 여론 악화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11월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9년여만에 정식 복귀하자마자 첫 일성으로 개헌 이슈를 꺼내들고 "개헌은 자민당 출범 이후 당시(黨是)"라면서 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2013년부터 공격적인 재정 확대와 무제한 금융완화, 기업혁신이라는 '세 개의 화살'을 필두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정책을 쏟아부은 것이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겠다는 그의 목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더욱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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