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맞고, 밀접접촉도 이겼는데..또 불안 떠는 '네버 코비드족'
"그동안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요즘은 더 불안해요."
'네버 코비드족' A씨(27)의 얘기다. 지난 2년간 가족들이 차례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와중에도, A씨는 그때마다 음성 판정을 받으며 코로나19를 빗겨 나갔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불안감에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녔다는 그는 "올해 초 2차 접종을 받았는데 아직 효과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라며 “유행이 끝난 줄 알아 추가 접종을 미뤘는데, 다시 맞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불안 떠는 '네버 코비드족'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감염 전력이 없는 네버 코비드족이 불안에 떨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 9323명을 기록했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 4일(6250명)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코로나가 다시 확산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40대 왕모 씨도 확진자와 수차례 밀접 접촉을 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피해왔다. 가족 모두 3차 접종을 마쳤지만, 그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왕씨는 “어차피 걸릴 거면 일찍 걸렸어야 했나 싶다”며 “요즘 사무실에서 가장 열심히 마스크를 쓰는 편이다. 부모님부터라도 먼저 4차 접종을 해야 하나 걱정”이라고 했다.
기존 코로나19 완치자도 안심 못 해
확진자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5일(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는 96만 7844명으로 6월 6일(40만 1269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에선 5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가 각각 10만명이 넘는 등 확산세가 가파르다.
BA.5 변이, 전파력 강하고 면역 회피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건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비에이파이브)다. 질병청에 따르면 BA.5는 전파력이 강하고,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생긴 항체를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BA.5는 지난달 기준 전 세계 62개국으로 퍼졌다. 방역 당국은 BA.5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숙영 중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BA.5 검출률이 지난주 대비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다음 주가 되면 더 늘 것"이라며 "조만간 우세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우주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나올수록 돌파 및 재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염력이 빨라지는 대신 상대적으로 중증도나 치명률은 낮아지고, 면역 회피능력은 더 높아진다. 현재는 방역 부재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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