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번호 지워주세요" 가양역 실종女 언니가 공개한 충격문자

[가양역에서 실종된 뒤 행방이 묘연한 김가을씨 언니 A씨 인스타그램 캡처]

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후 행방이 묘연한 김가을(23) 씨의 가족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된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번호가 공개된 탓에 악성 문자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서다.

김씨 언니인 A씨는 8일 인스타그램에 “제 동생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보를 주신 분들 덕분에 동생이 사라진 후 지금까지 희망을 가지고 버텨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장난에 이제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번호를 곧 바꿀 예정이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제 번호가 올라가 있는 게시글은 비공개 및 삭제처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러면서 자신이 받은 악성 문자메시지들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A씨에게 김씨 수색 중인 경찰을 겨냥한 듯 “뭣 하러 그래요”라고 하더니 이어서 “죽을 거면 세금 낭비나 하지 말고 죽으라고 하지”라며 막말을 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언니 A씨를 향해서도 “근데 목소리 인터뷰를 들었는데, 언니가 범인이죠? 무서우리만큼 태연하던데”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A씨가 공개한 다른 문자메시지에서는 다른 네티즌이 “남자친구 있냐”며 A씨를 향해 성희롱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앞으로 이런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발언은 삼가 달라”며 “이제 제 번호로 제보는 받지 않으려고 한다. 가을이를 찾게 된다면 꼭 도움 주신 분들에게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7일 가양대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적이 묘연하다. 김씨 가족은 실종 직후부터 온라인상에 김씨의 얼굴 사진과 실종 당시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를 공개하고 제보자를 찾았다.

경찰도 실종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이후부터 드론 등을 투입해 김씨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실종 열흘이 지난 이 날까지도 김씨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다.

지난 6일 경찰은 “유서로 보이는 문서를 김씨 태블릿 PC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