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합의했다더니..좁혀지지 않는 둔촌주공 갈등

김혜민 2022. 7. 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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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였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9개 조항 중 1개 조합 합의만 남았다는 서울시의 발표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부인하고 나서면서다.

전날 서울시는 둔촌주공 중재 중간결과 브리핑을 통해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9개 쟁점 사항 중 8개 조항에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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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간 발표 통해 "9개 조항 중 8개 합의"
조합 "사실 아냐" 즉각 부인..시공사업단 "스스로 중재결렬 선언, 심각한 우려"
공사재개 시점·최종 합의문 도출 여전히 난항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주요쟁점 사항 9개 중 8개에 대해 합의했다. 양측이 합의한 8개 조항은 ▲ 기존 공사비 증액 재검증 ▲ 분양가 심의 ▲ 일반분양 및 조합원 분양 ▲ 설계 및 계약변경 ▲ 검증 ▲ 총회의결 ▲ 공사재개 ▲ 합의문의 효력 및 위반시 책임이다. 하지만 상가 분쟁 부분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공사 재개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황서율 기자]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였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9개 조항 중 1개 조합 합의만 남았다는 서울시의 발표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부인하고 나서면서다. 공사재개 방식과 상가분쟁 문제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간 온도차도 여전하다. 최종 합의와 공사 재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온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조합집행부가 조합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서울시의 중간 발표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스스로 중재 결렬을 선언하는 것으로,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시는 둔촌주공 중재 중간결과 브리핑을 통해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9개 쟁점 사항 중 8개 조항에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29일 전달받은 합의안 9개항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서울시에 밝혔고 현재까지도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8개항에 대해 합의한 것처럼 서울시가 발표한 것은 부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합의 사실을 부인했다.

김 조합장은 공사비 증액 등을 총회에서 의결한 후 공사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서도 "이는 조합이 주장하는 신속한 공사재개와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시공사안을 따르면 올해 안에 공사가 재개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시공사업단은 조합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시공사업단은 "합의문 날인 후 공사 재착공까지 8~9개월이 소요된다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조합원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합의문 날인 이후 60일 이내 총회까지의 이주비 이자를 유이자로 대여하는데 협조하겠다고 추가 제안을 했음에도 조합(집행부)은 시공단이 거부했다고 왜곡된 내용을 전달했고, 심지어 '서울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문자를 배포해 서울시의 중재 노력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마지막 남은 쟁점으로 알려진 상가분쟁을 두고도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 조합장은 "시공사는 60일 이내에 상가대표기구, PM사와 상가문제에 관해 합의하고 총회의결을 거칠 것을 요구했는데, 이 내용이 합의안에 포함될 경우 조합은 PM사의 어떤 부당한 요구도 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공사 재착공 전 상가분쟁이 합의되고 그 내용이 총회에서 의결되지 않을 경우 공사 재착공 후 상가에 대한 분양금지가처분, 공사금지가처분 등이 발생해 전체 준공이 불가하는 등 입주가 지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9호선 상가는 현재 3층 공사를 진행 중으로, 4층부터 조합원 세대가 포함된 아파트 2개동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상가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2개동의 아파트 공사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발표 당시 기류와 달리 이후에도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주요 쟁점을 놓고 갈등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조항에서 합의했다는 서울시 발표와 다르게 당사자들 간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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