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물가.. 한은, 이달 사상 첫 '빅스텝' 밟을 듯

김진욱 2022. 7. 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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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같은 날 한은 금통위가 이달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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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소비자 물가를 잡는 것이 최우선 정책 과제가 되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소속 루이 커쉬 아태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국제금융센터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은 금통위는 이달 13일 회의에서도 기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에서는 0.5%포인트 인상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기준 금리가 향후 중립 금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립 금리란 고·저물가를 초래하지 않는 균형 금리다. 기준 금리가 이보다 높아지면 강한 수준의 통화 정책이 운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가 제시한 한국의 평균 중립 금리는 2.5%다. 현행 기준 금리는 1.75%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같은 날 한은 금통위가 이달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달까지 한은 금통위가 남은 4번(7·8·10·11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는데 이를 수정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월 한은 금통위 회의록에서 일부 위원이 기준 금리의 선제적이고 빠른 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통화 긴축)적’ 모습을 보인 점과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나온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이번 인상 주기에서 최종 기준 금리가 2.75%에서 멈출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가 비교적 선제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린 만큼 긴축 통화 정책 고삐를 더 죌 가능성이 크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 상승 위험보다는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P와 모건스탠리가 입을 모아 빅스텝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는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다.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에 따라 1분기 3.8%였던 물가 상승률은 2분기 5.4%까지 높아졌다. 분기 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3분기(5.5%) 이후 처음이다.

통화·재정당국 수장은 물론 대통령까지 물가 안정화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지난달 물가가 6% 상승하는 등 세계가 197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민생 현장에서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1일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같은 달 30일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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