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물러날 생각 없다, 징계 처분 보류".. 불복 행보 본격화

곽우신 2022. 7. 8. 0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리위 재심·효력 정지 가처분 등 언급.. '당원 가입' 권유하며 지지층 결집 호소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럴 생각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언했다. 자진 사퇴 역시 "고려하지 않는다"라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현직 여당 대표가 소속 정당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관련 기사: '토사구팽' 이준석, 당원권 정지 6개월... 조기 전당대회 열리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소위 '성접대(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관해서만 결론을 내렸다.

윤리위가 결정한 징계를 처분할 권한이 당대표에게 있는 만큼, 이준석 대표가 자신을 향한 징계를 스스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불복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만큼, 국민의힘은 당분간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형평에 이의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 징계 처분권, 나에게 있다"

이준석 대표는 8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떤 수사기관이나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한 결과에 따라서 윤리위원회가 처분을 내리는 것이 관례였다"라며 "지금도 보면 저희 당 출신이나 이런 분들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서 아직까지 윤리위 처분이 늦춰지고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라고 김성태·염동렬 등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저 같은 경우에는 지금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 속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라며 "윤리위원회의 어떤 형평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우리 윤리위원회 규정을 보면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징계 처분권이라고 하는 것이 당대표에게 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납득할 만한 그런 어떤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저는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징계처분권 자체가 당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처분이라는 게 납득 가능한 시기가 되면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조치들을 하겠다"라며 불복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선거 2번 이겼는데 당에 무슨 손실? '믿기 어렵다'고 징계하겠다니..."

앞서 JTBC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와 이준석 대표가 2013년 만났을 당시 의전 등 실무를 담당했던 장아무개씨가 '성접대 의혹을 폭로한 배경에 정치인이 있다'라며 "윗선이 있다"라고 주장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의혹이 불거진 이후,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만나 '성상납은 없었다'라는 확인서를 받아내고, 7억 원의 투자유치각서를 써준 이가 바로 장씨이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배후에 있다는 정황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였다.

이 대표는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이번 윤리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윤핵관 배후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상황에 대해서 윤리위가 고려하지 않고 이렇게 빠르게 판단한 것이 오히려 의아하기는 하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품위 유지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그거로 인해서 당에 끼친 손해가 무엇인지를 객관화해서 우리가 봐야 하는데, 사실 선거 두 번 이긴 직후인 마당에 품위 유지를 잘 못 해서 당에 손실을 끼친 게 무엇인지 저는 듣지도 못했다"라며 "굉장히 이례적인 윤리위원회의 절차였다"라고도 꼬집었다.

이준석 대표는 김철근 정무실장이 장씨를 만나 확인서를 받고 각서를 써준 일련의 행위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자신의 소명을 윤리위가 "믿기 어렵다"라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어떤 확률적으로나 본인들이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그것이 허위사실이 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믿기 어렵기 때문에 징계한다? 이런 것은 굉장히 자의적인 기준"이라는 것이다.

"나 지지하는 의원들 당연히 있다... 2030 당원들, 권리 적극 행사해달라"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자신의 실각 후 '조기 전당대회'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압박은 많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그것이 현실화된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당내에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 또한 "당연히 있다"라며 "이번 주 들어서 '저를 탄핵하고자 했던 의원이 80%다' 이런 말을 모 의원이 하셨던데, 그런 거 자체가 정말 부끄러운 기사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한 세력이 득세한 것처럼 보이고 힘이 강하다고 스스로 주장해도 항상 그것에 대해서 우려를 가지고 있는 일정 수 이상의 의원님들이 계시다"라고 자신했다. "그 위세에 으스대는 것은 지금 그렇게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윤핵관'을 향해 경고했다.

이어 자신의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나섰다. "2030 당원들의 그리고 2030 지지자들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하는 것은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진 가장 소중한 권리, 결국에는 당원으로서의 권리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만약에 당원으로 가입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든지 이런 경우에는 사실 한 달에 1000원이면 당원이 된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오히려 당원 가입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 이런 것들도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이 탈당하려는 흐름을 막고, 오히려 더 많은 지지자의 당원 가입을 유도해 자신을 지켜줄 세력을 두텁게 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방송 직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국민의힘의 당원이 되는 빠르고 쉬운 길, 온라인 당원가입"이라며 "한 달에 당비 1000원 납부약정하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되어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3분이면 된다"라고 적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