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으면 머리 빠진다는 말, 사실일까?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2. 7.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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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환자들은 '비'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나라 비의 평균 pH는 4.9다(국립환경과학원). pH가 낮다는 것은 산도가 높다는 의미로, 산성비의 산도는 탈모를 유발할 정도로 높지 않다.

산성비를 맞아 머리가 빠진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샴푸를 사용한 사람도 탈모를 겪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산성비가 탈모를 유발하진 않지만, 빗물 자체가 두피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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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비를 맞으면 탈모가 발생한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탈모 환자들은 ‘비’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갑작스럽게 소나기라도 내리면 어떻게든 비를 맞지 않기 위해 머리를 사수한다. 예전부터 ‘머리에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이다.

산성비는 수소이온 농도(pH) 5.6 미만인 비를 뜻한다. 우리나라 비의 평균 pH는 4.9다(국립환경과학원). pH가 낮다는 것은 산도가 높다는 의미로, 산성비의 산도는 탈모를 유발할 정도로 높지 않다. 오히려 흔히 사용하는 샴푸(평균 pH 3)가 산성비보다 산성이 강하다. 산성비를 맞아 머리가 빠진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샴푸를 사용한 사람도 탈모를 겪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산성비가 탈모를 유발하진 않지만, 빗물 자체가 두피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하루 중 생성된 피지·각질·땀과 왁스·헤어스프레이 등의 잔여물이 두피·모발에 가득한데, 이 상태에서 비를 맞으면 유해물질이 대기 중 오염물질과 함께 모낭입구를 막을 수 있다. 모낭입구가 막혀 피지 배출이 어려워지면 탈모 또한 촉진된다. 비를 맞아 습해진 두피는 박테리아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 여름 장마철이나 소나기 소식이 있다면 우산을 지참해 최대한 비를 맞지 않도록 하며, 머리가 비에 젖었다면 곧바로 감은 뒤 꼼꼼히 건조하는 게 좋다.

한편, 여름철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빗물뿐 아니라 강한 자외선에도 주의해야 한다. 두피가 강한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모발이 손상될 수 있다. 실제 자외선이 강한 날 오랜 시간 밖에 있으면 모발이 약해지고 탄력을 잃기 쉽다. 외출할 때는 모자를 써서 자외선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하고, 특히 바닷가, 수영장 등 물이 있는 곳은 수면에 빛이 반사돼 자외선 양이 증가하므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간혹 모자를 자주 쓰면 탈모가 생긴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머리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자가 아니라면, 모자를 쓰는 것만으로 탈모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두피 염증 우려가 있으므로 가급적 통풍이 잘 되는 모자를 착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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