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노조냐" "정치적 집단이냐"..직협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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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를 놓고 경찰 내부의 반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경찰 간부는 "내부에서는 직협의 투쟁과 관련해 '왜 정치질이냐', '경찰이 노조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직협이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이유·명분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나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 등에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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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의 조직문화 특성상 경찰 수뇌부 안 움직이면 내부 투쟁동력 약화될 것"
"직협이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순간, 경찰 신뢰 바닥으로 떨어질 것..경찰, 정치권처럼 행동 안 돼"
"반대하더라도 경찰 답게..총경급 나서 의견 내거나 토론 통해 방안 찾아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를 놓고 경찰 내부의 반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이런 반발 기류를 겨냥해 "야당 주장에 편승한 정치적 행위",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비판하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경찰 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의 정치적 집단화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7일 현재 경찰은, 직협을 중심으로 전국 경찰서에 '경찰국 신설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투쟁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직협 소속 경찰관들은 지난 5일부터 매일 3명씩 릴레이 삭발식을 계속하고 있고, 민관기 직협 회장은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안은 내무부 치안본부의 부활이고 시대에 역행하는 반민주적 관료주의의 회귀"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일선 경찰의 움직임이 경찰 수뇌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초대 치안총수로 제청된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행안부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내부 동력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경찰 간부는 7일 데일리안과 만나 "신임 청장 후보가 경찰의 반발을 키우기 보단 정부의 방향에 맞추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내부 저항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검찰이 사표를 쓰고 단체 반발, 집단 항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부터 움직였기 때문이다. 경찰 수뇌부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단체 반대행동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명하복' 조직문화, 수뇌부 반대하면 투쟁동력 지속 어려워
무엇보다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따르고 있는 경찰의 조직문화 특성상 수뇌부의 반대 속에 '투쟁 동력'을 마냥 키워가기 어렵고, 정치권이나 노동조합에서나 볼 수 있는 '투쟁 장면'이 경찰 내에서 벌어지는 것에 대한 경찰 내부의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경찰 간부는 "내부에서는 직협의 투쟁과 관련해 '왜 정치질이냐', '경찰이 노조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직협이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이유·명분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나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 등에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직협을 비롯한 경찰 조직이 '정치적 집단'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직협의 태생 자체가 국가공무원법에 의거해 노동조합 결성과 파업이 금지된 경찰 조직 내에서 일종의 '노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협은 일선 경찰의 근무여건·처우 개선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20년 6월 전국 경찰관서별로 설립돼 현재 경찰 인력의 41% 수준인 5만3000명이 가입한 단체이다. 가입 대상은 경감 이하 하위직이다.
서울 일선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직협이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순간, 경찰 신뢰가 흔들려 바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직협 회장단이 전국 단위로 연대하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찰은 노조나 정치권처럼 행동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행안부의 통제 방침에 반대하더라도 경찰답게 반대했으면 한다. 총경급이 나서서 의견을 내거나 토론을 통해 방안을 찾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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