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카드사도 뛰어든 BNPL.. 가입 쉬워 연체자 양산 우려

임송수 2022. 7. 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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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물건을 사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5일 국내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BNPL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규제 속에 신용카드사만 후불 결제가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가 생기면서 플랫폼 사업자의 BNPL 진출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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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얇은 2030이 주 이용층
현대카드, 카드사 첫 시장 진출
30만원 한도 소액 결제만 가능
현대카드는 5일 국내 카드사 최초 ‘후불결제 서비스’ 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제공


미리 물건을 사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애플이 뛰어들더니 국내 대형 금융사인 현대카드도 카드사 최초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기업으로선 간소한 가입 절차로 단기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소비자들의 채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5일 국내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BNPL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대카드의 ‘카드 없이 분할결제’ 서비스는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 이력이 부족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들었던 ‘씬파일러’를 위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BNPL은 상품을 먼저 구매하고 비용 결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일종의 단기 금융 서비스다. 신용카드와 구조가 비슷하지만 신용카드보다 가입 절차가 간소하다. 연회비가 없다는 점도 다르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BNPL 시장이 활성화됐다. 2005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클라르나는 대표적인 BNPL 기업으로 45개국에서 1억4700만여명이 이용하고 있고, 하루 평균 결제 건수는 200만건에 달한다. 지난해 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어펌은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업체로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제휴를 맺었다.


국내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규제 속에 신용카드사만 후불 결제가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가 생기면서 플랫폼 사업자의 BNPL 진출이 가능해졌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국내에선 30만원 한도의 소액 결제만 가능하다.

BNPL의 주 이용층은 신용카드가 없거나 지갑이 얇은 2030 세대다. 국내 BNPL 서비스 업체 ‘소비의미학’에 따르면 2020년 9월 이후 연령별 사용 비중은 20대가 65%, 30대가 17%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학생이 38%, 직장인 34%로 집계됐다.

BNPL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이용자의 소비 확대 취지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이들을 채무의 늪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한 부채조정 상담기관에 따르면 BNPL 사용자의 30%가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32%는 청구액을 내기 위해 임대료, 공과금, 자녀 양육비 등 지불을 건너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시장 성장 둔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급증했던 온라인 쇼핑이 일상 회복과 함께 주춤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기술 기반 기업에 치명적이다. 최근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고객들의 연체로 인해 BNPL 대표 업체인 어펌의 주가는 연초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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