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기지 워커 장군 동상 찾아가 한·미동맹 강화 메시지 남겨달라"
6·25 전쟁 때 한국군을 이끈 고(故) 백선엽 장군 별세 2주기를 앞두고, 그의 마지막 유언 두 가지가 처음 공개됐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고인의 장녀 백남희(74·사진) 여사는 아버지 별세 2주기를 앞두고, 경북 칠곡군을 찾아 “임종 전 두 가지 유언을 남겼는데, 결국 이루지 못해 불효했다”고 전했다.
7일 칠곡군을 통해 백 여사가 전한 고인의 유언은 먼저 간 전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과 미군 부대를 찾아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었다. 백 여사는 “아버지는 끝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한 군인이셨다. 자신의 유해를 바로 묻지 말고,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먼저 들러 전우들에게 인사하고, 다시 경기도 평택 미군부대와 부대 내 워커 장군 동상 앞에 가서 한·미 동맹 강화 등을 위한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언은 지킬 수 없었다고 한다. 백 여사는 “미군부대에서 아버지 방문을 준비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당시 이념 문제 등 어렵고 힘든 사회 분위기, 이에 따른 일부 반대에 부닥쳐 이룰 수 없었다. 2년간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에만 담고 살았다”고 했다.
백 여사는 아버지 유언 등을 8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리는 ‘고 백선엽 장군 추모 2주기’ 행사에서 공개한다. 추모 2주기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라카메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함께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고인은 생전 부하들이 잠들어 있는 다부동에 묻히고 싶어 칠곡군에 토지를 매입하기도 했다”며 “다부동 흙에서 자란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처럼 장군의 희생과 헌신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 장군은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난 지 한 달 만에 낙동강 전선만 남은 위기 속에서 미군과 함께 다부동 전투에서 전공을 세우며 32세에 국군 최초로 대장에 올랐다. 탁월한 전술과 전략을 통해 6·25전쟁의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한·미 동맹, 국가안보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20년 7월 10일 99세로 서거, 대전 국립현충원 장군 제2묘역에 안장됐다.
지난해 백 장군 서거 1주기 때는 전 한미연합사령관 7명이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다부동 전투에서 가장 명성을 떨친 지휘관은 고 백선엽 대장님이셨다”고 했고, 토머스 슈워츠 전 사령관은 “백 장군님은 제가 만난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버웰 벨 전 사령관은 “백 장군이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켜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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