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부는 재건축 훈풍..50~60층 올리고 '한강 르네상스' 부활할까

정다운 2022. 7. 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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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 재건축 훈풍이 불고 있다.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가 60층 높이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추진이 결정된 단지도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그동안 주민 합의가 쉽지 않았던 통합 재건축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여의도 내 22개 아파트 단지 중 16곳은 모두 준공이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다. 이미 재건축 연한 기준인 30년을 넘긴 지 오래다.

여의도 재건축이 처음 공론화된 것은 2006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를 추진하며 여의도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았지만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이기지 못하고 무산됐다. 2018년에는 서울시가 여의도와 압구정을 ‘통개발’하기 위해 단지 단위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잠정 보류됐다.

지지부진하던 여의도 재건축 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의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 정책인 신통기획 덕분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주거용 건축물의 층고 규제인 ‘35층 룰’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한층 높아질 거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 한강변에서 아파트 재건축 추진이 한창인 여의도동 일대. (매경DB)
▶시범·한양·삼부 신통기획 선정

▷화랑·장비·대교, 통합 재건축 설명회

삼부아파트는 최근 서울시에서 신통기획 대상지 선정 통보를 받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신통기획을 신청했지만 서울시에서 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신통기획 신청이 보류된 단지 중 재검토를 거쳐 다시 선정된 곳은 삼부아파트가 처음이다.

1975년 준공된 삼부아파트는 현재 최고 15층, 10개동, 866가구 규모다. 시범아파트(1584가구) 다음으로 가구 수가 많다. 애초 서울시는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상 삼부아파트와 인근 목화아파트를 통합해 재건축하려 했다. 한강변에 위치한 목화아파트 용지를 공공기여분으로 받아 수변문화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 하지만 목화아파트 소유주들이 한강 조망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하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였다. 이후 삼부아파트는 단독으로 신통기획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여의도에서 신통기획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시범아파트, 한양아파트, 삼부아파트 3곳이 됐다.

1971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51년 차인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2017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사업이 확정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재건축 사업을 관리하던 한국자산신탁이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다. 여의도 내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현재까지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서울시는 지상 최고 13층, 1578가구인 시범 단지의 용적률을 400% 이하로 끌어올려 최고 60층으로 짓는 계획안을 마련했다. 현재 3종주거지역인 용도를 준주거나 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높일 계획이다. 이런 계획을 적용하면 기존 1584가구는 2400여가구로 재건축된다.

한양아파트는 1975년 지어진 단지로 최고 12층, 588가구 규모다. 시범아파트와 비슷한 속도로 신통기획을 통해 용적률 600% 이하, 지상 최고 50층짜리 1000여가구 이상 대단지로 조성할 계획. 서울시는 구체적인 기부채납(공공기여) 방식 등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하반기 주민 공람 후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통기획안 간담회를 열었다. 서울시가 마련한 여의도 아파트 정비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신통기획에 합류한 삼부아파트는 여의도에서 시범아파트 다음으로 가구 수가 많다. 1975년 준공됐고 현재 15층짜리 10개동에 866가구가 거주 중이다.

신통기획 대상 단지가 아닌 단지들도 저마다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화랑아파트, 장미아파트, 대교아파트 3개 단지 주민들이 통합 재건축을 하자며 나섰다. 지난 7월 2일 단지별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가 모여 ‘재건축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화랑·장미·대교 3개 단지를 합하면 932가구가량 된다. 여기서 통합 재건축을 적용하면 용적률 인센티브 없이 현행 250%만 적용해도 2300가구 대단지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추진준비위 관계자 설명이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앞서 시범·한양아파트가 지상 최고 50~60층 고층 단지를 신축하겠다는 재건축 밑그림을 내놓으면서 재건축을 추진해볼 만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화랑·장비·대교아파트는 서울시의 신통기획 합류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373가구 규모인 공작아파트는 정비구역 지정에 도전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을 요청하면서 영등포구청에 정비계획안을 올려둔 상태다. 이번에 제출된 정비계획안대로라면 현재 최고 12층, 373가구 규모인 공작아파트는 최고 49층, 555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일반상업지역에 자리한 만큼 아파트뿐 아니라 금융업무·지식산업센터와 판매 시설 등도 함께 들어설 계획이다. 만약 이번 정비계획안이 통과하면 여의도 노후 단지 가운데 서울시 도계위를 통과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외에 한때 삼부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다 분리돼 나온 목화아파트는 조합 창립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 광장아파트는 최근 신통기획 참여를 위한 주민 동의서 징구 절차에 돌입했다.

여의도는 재건축 속도만 지지부진했지 사업이 완료될 경우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을 고급 주거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직주근접, 교통, 상권을 모두 갖춘 입지 덕분이다.

서울 3개 업무지구로 꼽히는 여의도에는 일자리가 몰려 있고, 여의도 남북으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통해 서울 전역으로 접근하기 수월하다.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에는 최근 서울대입구역과 여의도를 연결하는 신림선이 개통했고, 2025년에는 안산까지 이어지는 신안산선도 들어선다. 여의도 버스환승센터에는 다양한 버스 노선이 지난다. 그동안 업무지구 식당가와 IFC몰을 제외하면 마땅한 상권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개장하면서 유통시설에 대한 갈증도 해소됐다.

물론 여의도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을 완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여의도 16개 노후 단지 중 조합 설립을 마친 곳은 시범아파트와 광장아파트뿐이다. 나머지 단지는 모두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여의도는 아파트지구가 넓고 인근에 대체할 만한 우량 주거지가 없어 투자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다만 단지마다 상업, 주거지역이 뒤섞여 있고 사업 진행 방식이 천차만별이라 투자에 앞서 단지마다 비교는 필수다. 또한 여러 제약 조건이 많은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분석이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6호 (2022.07.06~2022.07.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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