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때린 안철수, 옹호한 오세훈, 입다문 홍준표..그들 속내

성지원, 이경은 2022. 7. 7. 20: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권의 뜨거운 감자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문제를 놓고 차기를 노리는 여권 주요인사들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성남 분당갑 6·1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대표와 공공연하게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아 온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 징계 여부에 대해서 뚜렷한 찬반 입장을 내놓은 적은 없다. 안 의원은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당 윤리위원회에서 독립적으로 사실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평가하고 조치를 취하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만 말해왔다.

다만 안 의원 주변에선 최근 안 의원을 향해 “간장(간철수+장제원 의원)” 등 폄훼하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써온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공공연히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안 의원 스스로도 당 내홍이 이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의 대결 구도라는 프레임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어쨌건 이 대표 본인의 문제로 당이 혼란한 상황에 놓였는데 징계가 결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 대표의 도움을 받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를 옹호하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내놨다. 오 시장은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징계 문제에 대해 “(징계 결정으로)이 대표가 중도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은 다양성을 먹고 산다.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이 다양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서울특별시 당정 간담회에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2021.07.02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고심 끝에 나온 것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4선 시장으로 취임한 만큼 당분간 당내 갈등 상황에는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참모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오 시장이 "이런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건 정부에도 당에도 좋을 게 없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오 시장이 사실상 이 대표의 편을 들긴 했지만 굳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표현을 쓴 데는 이유가 있다. 이 대표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밀착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최근 이 대표를 둘러싼 논란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홍 시장은 지난 달 중순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이 대표 간 갈등에 대해 “둘다 잘못”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여태 그럼 타인을 위한 정치를 해 왔다는 건가”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엔 별 언급이 없다.

경기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다. 유 전 의원은 앞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과거 ‘유승민계’라는 이유로 경쟁 캠프들로부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정치 휴지기’인 만큼 현안에 대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다만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들은 대체로 “이 대표를 뚜렷한 근거 없이 징계할 경우 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