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 '알짜 편의점만 직영' 지적에도..7개만 임대로
[한국경제TV 신선미 기자·방서후 기자]
<앵커>
기차 타고 여행을 하거나 출장을 갈 때 역에서 많이 보신 편의점 있을 겁니다.
바로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스토리웨이인데요.
이 가운데 매출 상위 '알짜 편의점'만 코레일유통이 직영으로 운영해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최근 코레일유통이 개선방안을 내놨다고 하는데,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코레일유통이 지적 받은게 지난해 국정감사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레일유통은 전국 열차역 273개소(2021년 7월 기준)에서 편의점 스토리웨이를 운영중인데요.
이 가운데 코레일유통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는 32개소, 나머지 241개소(88%)는 임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알짜 매장만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32개소의 직영 매장 중 전체 매출 순위 1위부터 22위까지 중 20위 한 곳만 빼고 모두 코레일유통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매출 하위 156개(57%) 편의점 중에는 ‘청량리’ 한 곳만 빼고, ‘상업시설 운영관리’ 즉 모두 임대매장입니다.
때문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알짜 편의점만 직영으로 운영하는 코레일유통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한 겁니다.
<앵커>
돈이 되는 매장만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기자>
매출 22위까지 알짜 직영 매장 21개 중 9개는 사실 일반인에게 임대로 운영됐던 매장입니다.
임대로 개업한 후 '돈이 되는 매장'임이 확인되자, 계약을 연장해주지 않고 직영으로 바꿨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부분인거죠.
실제로 코레일유통은 개인에게 스토리웨이를 임대할 때 기본 계약기간으로 2년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이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두 번에 걸쳐 각각 1년씩 최대 2년 연장할 수 있는데, 연장 없이 바로 직영으로 돌린 셈이죠.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도 아닌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공공기관이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겁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코레일을 비롯해 산하 공공기관에 독점적 지위에서 나오는 각종 불공정 행위와 부도덕한 행위 등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부족하다고 질타했습니다. 영상 보시죠.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 공공기관들이 법에 의해 만들어지고 독점적 권한을 주고 준공무원처럼 보호를 받고 하는 이유가 있는 건데, 국민들의 눈높이와 민간과 공공의 바람직한 역할 구조에 대해서 일탈돼 있습니다.]
코레일유통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코레일은 올해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등급 'E'를 받은 가운데 기관장 평가에서도 'D+'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앵커>
이에 코레일유통이 개선 방안을 내놨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관리직 직원인 점장 재배치 방안 등을 노동조합과 적극 협의해 직영점 비중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얼마나 줄이겠다는 건지, 가장 중요한 숫자는 빠져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선 '단체협약서'를 빌미 삼아 코레일유통이 직영점 조정을 대충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코레일유통은 직영으로 운영하는 편의점, 스토리웨이 32개 중 내년까지 7~8개를 임대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직영매장을 4분의 1 가량 줄이겠다는 건데요. 앞으로도 직영 매장 수는 24~25개 수준을 유지하겠단 방침입니다.
하지만 임대 매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해 내부적으로 세운 계획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7~8개를 임대로 전환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 전환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단 거군요.
또한, 매출 1~22위까지의 매장을 임대로 전환할지도 미지수고요.
코레일유통이 임대 매장 전환에 소극적인 느낌입니다. 이유가 있겠죠?
<기자>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임대매장으로 운영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보다 이득이기 때문인데요.
공공기관 평가에는 재무항목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알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려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코레일유통은 일반 편의점과 달리 임대매장 운영자에게 월급 형태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사업자가 일으킨 매출에 비례해 수수료를 월급으로 주는건데요.
현재 수수료 구간은 대외비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2019년 기준으로 추산해보겠습니다.
5개 구간으로 나눠 6.5~20%의 수수료율이 책정돼있는데요.
지난해 매출 1위 매장이 1~7월까지 누계 매출액이 10억 9,300만원인데, 평균을 내면 한달 매출이 대략 1억 4400만원입니다.
5000만원이 초과되니 6.5%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데요. 이를 기준으로 실제 보수를 따져보면 월평균 936만원 수준입니다.
다만 매출 최하위 매장은 같은 기간 누계 매출액이 1100만원, 한달 매출이 대략 157만원으로 집계돼, 실제 보수는 31만원에 그쳤습니다.
<앵커>
직영 비중을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상생 방안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온다면서요?
<기자>
코레일유통은 KTX 신설역사인 서대구역 신규편의점을 소상공인이 운영하도록 해 상생을 도모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곳은 지난 3월 말에 신설된 역인 만큼 열차가 많이 정차를 안 해서 이용객이 적은 곳입니다.
일평균 승하차인원만 2,419명으로 서울역(일평균 10만명)과 비교하면 42분의 1수준입니다.
동대구역 일평균 승하차인원 5만명과 비교해도 22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코레일유통이 서대구역 신규편의점을 임대로 운영하면서 상생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유동인구가 적으면 매출액도 낮아 지급받는 수수료, 즉 받을 수 있는 보수도 적을텐데요.
일부 임대매장의 경우,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운영자가 월 200만~30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15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합니다.
스토리웨이는 기차 운행시간에 맞춰 고객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내부규정에 따라 영업시간은 보통 '하루 15시간'에 달합니다.
기차는 휴일도 없이 운행하기 때문에 365일 내내 편의점 문을 열어야하는데요.
하루 15시간을 기준으로 주 7일 영업을 하면 근무시간은 월 450시간(한달 30일 기준)에 달합니다.
300만원을 받는다고 계산하면 시급은 6666원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죠.
이 마저도 아르바이트생 고용 없이 운영자가 월 450시간을 모두 근무했을 때 가능한 조건입니다.
<앵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면, 임대매장을 운영할 사람이 있을까요?
<기자>
이런 점 때문에 편의점 스토리웨이 운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1년간 운영포기로 새로운 운영자 모집 공고가 나온 매장만 모두 39곳입니다.
심지어 이들 중 운영자 모집이 안 돼 10번 이상 공고를 낸 곳만도 12곳이나 됩니다.
이유를 살펴봤는데요. 이들 매장의 월매출이 최소 711만~3240만원 구간에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월수수료인 운영자의 보수를 따져보면 최소 113만(수수료율 13% 적용)~348(수수료율 7% 적용)만원으로 나타났는데요.
보수 최소치인 113만원을 받은 운영자는 450시간을 일하고도 시급이 2500원에 불과했습니다.
최대치인 348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시급은 7,734원. 역시나 올해 최저임금에도 못미칩니다.
이에 코레일유통은 "매출이 일정금액에 못 미치면 상위 매장의 이익으로 일부 보전해주고, 일반 편의점과 달리 재고부담 관리비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신선미 기자·방서후 기자 ss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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