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방산회사 사브 "글로벌아이로 한국 시장 공략..파격적 기술이전"

김경진 2022. 7. 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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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짐 레드조빅 사브(SAAB) 감시정찰사업본부 이사가 자사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글로벌아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SAAB]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9부 능선을 넘었다. 208년간 중립국 지위를 유지했던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30여 회원국을 강력한 고객으로 확보하게 된 기업이 있다. 스웨덴 방산 기업인 사브(SAAB)다. 사브는 지난해 매출 391억5400만 크로나(약 4조8000억원)를 기록한 세계적인 방산 업체다. 현재 지난해 매출의 3배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카짐 레드조빅 사브 감시정찰사업본부 이사는 지난 6일 중앙일보와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서 보이듯 국가 간 파트너십의 필요성과 방산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브는 나토 회원국을 대상으로 제품과 솔루션 판매뿐 아니라 회원국 간 협력과 파트너십 측면에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브는 지난달 30일 스웨덴 방위물자국에 공중조기경보 통제기(AEW&C)인 ‘글로벌아이’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에선 이 제품으로 공중조기경보 통제기 4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공군 항공통제기 2차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웨덴 SAAB(사브)의 공중조기경보 통제기 '글로벌아이'. [사진 SAAB]

Q : 한국은 현재 보잉의 E-737을 운용 중이다. 경쟁사 대비 글로벌아이의 강점은.
A : 글로벌아이는 전 세계 최다 국가(8개국)에서 운용 중인 공중조기경보 통제기다. 육해공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첨단 기종으로 스텔스 전투기 등 ‘5세대 위협’까지 탐지할 수 있다. 글로벌아이에 탑재된 센서가 수천 개의 표적을 눈 깜짝할 사이에 탐지·분류·추적해 정보 우위를 제공, 최종 결정에 도움을 준다. 현재 수주·생산하고 있는 기종이라 빠른 인도가 가능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Q : 한국 시장 공략 전략은.
A : 사브는 연 매출의 18%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글로벌아이 역시 자체 기술로 개발한 메인 레이더 지휘통제 시스템, 전자전 지원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아이를 도입하면, 사브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아이를 자체적으로 유지·보수하고 시스템을 수정·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이 이런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 향후 수출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 구체적인 협업 사례가 있나.
A : LIG넥스원과 협력 생산한 대포병탐지레이더인 ‘아서’가 대표적이다. 한국이 도입한 전체 주문량 중 40%는 스웨덴에서 생산했지만, 나머지(‘아서-K’)는 LIG넥스원에서 조립 생산했다. 이 협력을 통해 LIG넥스원은 대포병탐지 레이더Ⅱ를 자체 개발해 전력화에 성공했다. 사브가 기술 이전과 공유에 대해 추구하는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카짐 레드조빅 사브(SAAB) 감시정찰사업본부 이사가 6일 서울 한남동 사브코리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진 기자

Q : ‘K-방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A : 대단히 수준이 높다. 한국 자체가 무기 체계의 중요한 사용자기 때문에 방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또 한국은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전투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가 많지 않다.

Q : 정부 주도의 개발로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 : 최근 방산업계는 수요가 아닌 기술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중요한데, 큰 시장을 공략해야 기술력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사브가 R&D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한국의 방산기업도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수출한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방산기업이 국제적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Q : 주요 R&D 투자처는.
A : 기본 원칙은 ‘나선형 개발’이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나 시스템의 전면 개보수가 필요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개발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고, 고객은 대규모의 재투자 없이 최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김경진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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