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토종 뿔시금치 씨갑씨 할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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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 이 찾은 네 번째 여성농부는 황계동에 사는 김장희(86) 씨갑씨 할머니다. 화성시민신문>
할머니는 4년 전 토종 뿔시금치를 화성시에 기증했다.
지난 6월 17일 화성시민신문은 김장희 씨갑씨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4년 전, 뿔시금치 종자를 받은 것을 기억하고 다시 찾은 방문객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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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이 찾은 네 번째 여성농부는 황계동에 사는 김장희(86) 씨갑씨 할머니다. 할머니는 4년 전 토종 뿔시금치를 화성시에 기증했다. 농부들은 할머니의 시금치 씨앗을 받아 로컬푸드 직매장에 판매했다. 지난 6월 17일 화성시민신문은 김장희 씨갑씨 할머니를 만났다. <기자말>
[화성시민신문 박정은]
▲ 김장희 씨갑씨 할머니(86세, 황계동) |
ⓒ 화성시민신문 |
정조대왕 능행차길에 누런 닭이 울었다고 마을 이름을 황계동이라고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그 시절 만들어 놓은 저수지가 논농사에 유용하게 쓰이며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전원적 아름다움이 숨 쉬는 곳에 전투비행장이 들어서며 군사보호지역으로 지정돼 마을이 불편하지만, 초록의 기운이 그득한 농사짓기 좋은 동네다.
"마을이 예뻐서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손녀가 추천해서 씨앗부터 심어놓은 라벤더는 올해 꽃이 덜 이쁘게 피어서 아쉽지만 물만 주면 아주 잘 자라. 그 옆에 있는 블루베리도 따먹어 봐. 까치들이 다 먹기 전에.(웃음)"
할머니는 50여 년 전, 충청도에서 옆집으로 시집온 절친 강길순(88세, 황계동) 할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큰일 났어. 경찰서에서 나 잡으러 왔어. 나 혼자 가면 무서우니까 얼른 와." 할머니가 오시자 한참을 소녀처럼 웃다가 텃밭에 심은 감자부터 깨 모종 이야기를 이어간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감자밭 주변으로 오밀조밀 들꽃과 어울어지며 한 폭의 그림 같다.
"소를 키워서 아들을 대학에 보내려고 했는데 딸들이 대학을 갔어. 아들은 동생들에게 양보했지. 옛날엔 과수원도 했고 돼지도 키우고, 닭도 키워 봤어. 지금은 사슴을 키워. 꽃사슴이 지금도 내가 밥 주기를 기다리고 있어."
할머니는 아들 하나와 딸 셋을 키우면서 종갓집 맏며느리로 살았다. 23살에 동탄에서 시집와서 지금껏 황계동에 산다고 말하는 할머니는 처음에 젖소를 한 마리 키우다 열 마리로 늘리고, 그걸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셨단다.
▲ 할머니의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손잡고 나들이가던 날 |
ⓒ 화성시민신문 |
매일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할머니는 동네 다섯 친구와 산책을 즐긴다. 한동네에서 50여 년 이웃과 지내다 보면 사이좋게 지내기 힘들다던데, 우정을 유지하는 비결이 뭘까.
"다섯 친구가 90세부터 84세까지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친자매처럼 서로 의지하며 살아. 아들딸도 다 서로 친구사이고. 사이좋게 지내야지, 나이 들고 혼자돼서 외롭잖아. 매일 얼굴 보면서 운동하고 밥도 먹고, 일하느라 바쁘면 운동을 미루기도 하면서 오순도순 지내지."
화성씨앗도서관(대표 금경연)이 준비한 밥 모심은 머위장아찌, 질경이장아찌, 오이소박이, 춘권튀김, 배추찜, 살구(할머니 댁)로 준비했다. 밥 모심을 보자 할머니는 장지동과 평동까지 농사를 지으러 다니며 새참을 지었던 시절을 떠올리셨다.
"식구들도 챙기고 일꾼도 먹여야 하니까 항상 새참을 하루에 두 번씩 해갔어. 논두렁에서 밤을 새운 적도 있었지. 옛날엔 잔치를 하면 동네에서 했잖아. 집에서 기른 토종 쥐눈이콩 콩나물을 해가면 너무 맛있다고, 이런 건 처음 먹어본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
▲ 연자방아 앞에 선 김장희 씨갑씨 할머니(왼쪽)와 강길순 할머니(오른쪽) |
ⓒ 화성시민신문 |
할머니는 연자방아 앞에서 강길순 할머니와 정답게 포즈를 취한다. 할머니는 연자방아가 혼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하며, 한 사람은 소고삐를 잡고 다른 사람은 곡식을 부어야 방아를 찔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자방아를 사용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김장희 씨갑씨 할머니의 우정이 돋보인다. 화성시 토종 씨앗도 그렇게 정답게 피어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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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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