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분기 기대치 밑돌았지만 시장 반응은 '선방'
단기 실적 부진 불가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 정도면 선방'이라는 판단에 주가가 나란히 상승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19% 오른 5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9일(4.01%)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5만 전자' 탈출의 희망을 봤다. 같은 날 LG전자도 전일 대비 3.01% 증가한 9만59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이날 2022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가 미리 계산한 수치와 비교해 두 곳 모두 매출은 어느 정도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차이를 나타내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7조원, 14조원이다. 매출은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38% 증가했는데, 이는 증권가에서 기대한 16~17%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부문별 세부실적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설명회에서 공개한다.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했지만, 모바일과 가전은 부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네트워크 부문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고 인플레이션 효과에 원가 상승까지 겹치며 실적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부문의 실적 역시 경기 둔화에 따른 출하량 부진과 원가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 규모가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9조4720억원, 791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는데, 증권가가 내다본 4~5%보다 아쉬운 결과다.
소비 심리와 직결된 품목인 가전·TV 수요가 타격을 입은 것이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행히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VS(자동차 전기 장치)본부와 BS(비즈니스 솔루션)본부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TV 등 B2C(기업-소비자 거래) 영역은 걱정스럽지만 B2B(기업 간 거래) 성격인 VS와 BS는 견고하다. 대외 환경 개선의 신호를 기다려 본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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