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도 위태..5월 흑자 전환에도 하반기는 '불황형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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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흑자 전환, 문제는 상품수지 반 토막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38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4월에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적자 등의 영향으로,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에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 궤도에 올라섰지만, 지표를 뜯어보면 걱정스러운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흑자 규모가 지난해 5월(104억1000만 달러)보다 65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2011년 5월(-79억 달러) 이후 최대다.
무엇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액이 1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 지난 5월 상품수지는 27억4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66억5000만달러)보다 39억1000만달러 줄었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5월 수입 증가 폭(32.4%)이 수출 증가 폭(20.5%)을 크게 웃돌면서 흑자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5월 수출(617억 달러)은 1년 전보다 20.5% 늘었다. 석유제품과 화공품,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589억6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32.4% 늘었다. 17개월 연속 증가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모두 확대됐다.
품목별로 보면 원자재 수입이 52.9% 늘었다. 원자재 중에서도 석탄과 가스 수입이 각각 231.4%, 73.9%씩 급증했다. 원유 수입도 65% 늘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각각 14.1%, 11.8%씩 증가했다.
하반기 "불황형 흑자" 가능성
한국은행은 당초 올해 경상수지를 500억 달러 흑자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210억달러, 하반기에 29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91억7000만달러로, 6월까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액 전망치인 210억달러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수출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상품 수지가 더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상품수지 흑자 축소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 크고 또 조사국이 전망했던 당시 상황과 전제 수치가 달라질 수 있어 하반기 흐름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려면 수입은 줄고 수출은 늘어야 한다”며 “하반기 경기 침체가 오면 수입도 줄고 수출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수입이 주는 탓에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더라도 ‘불황형 흑자’가 될 가능성이 높단 이야기다.
특히 전문가들은 줄어드는 수출 물량에 주목한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6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 물량은 1421만t이었다. 1년 전보다 6.1% 줄었다. 반면 6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4% 늘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입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수출도 단가가 높아져 액수로는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수출 물량이 줄고 있는 만큼 한국 수출에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5월 서비스수지는 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1월(-4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4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한 적자 폭은 7억2000만달러 축소됐다. 수출 화물 운임이 뛰며 운송수지 흑자 폭이 확대된 결과다. 지난 4월 경상수지 적자를 야기했던 본원소득수지는 14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35억8000만달러 줄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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