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원장 찍어내기.. 한덕수 총리의 '직권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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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 당시 발탁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게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다'면서 국무총리실의 해명을 공식 요구했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앞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발탁된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 총리의 발언 역시 같은 취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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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특히 2024년 5월 30일까지 임기가 남은 국책연구기관장을 단순히 전임 정권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사퇴시키는 건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며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KDI에 대한 감사원의 이례적인 감사자료 제출 요구 역시 '찍어내기식 감사'라고 비판했다.
21대 전반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28일 기자단 만찬 당시 한덕수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한 총리는 홍 원장의 거취에 대해 "바뀌어야지, 우리(현 정부)하고 너무 안 맞는다"고 발언했다. 특히 감사원이 하루 전인 6월 27일, KDI에 예산 및 연구사업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앞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발탁된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 총리의 발언 역시 같은 취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홍 원장은 한 총리의 발언 보도 이후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 6일 입장문에서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도 국무총리와 한 몸처럼 찍어내기 나선 거냐"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현행법상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법률이나 정관에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임기 중 해임되지 않는다"라며 "이것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전 정부 환경부장관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검찰이 전 정부 산업부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를 보장하는 법률에 아직 아무 변화가 없는데 아직 임기를 남겨둔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대놓고 사직을 종용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이중잣대가 아니면 무엇이냐"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무총리는 현행법상 연구기관의 감독관청이자, 연구기관 원장이 임면권자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의 임면권자다"라며 "국무총리가 임기를 남겨둔 연구기관 원장에게 '물갈이'하기 위해 사퇴를 종용한다면 이는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은 직권남용죄 성립 안 되지만... 국무총리는 다르다"
▲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019년 12월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12.3 |
ⓒ 연합뉴스 |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앞서 홍 원장 등에 대한 사퇴를 주장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경우와 한 총리의 경우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 "여당 원내대표 등 정치인 발언은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무총리의 경우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임면권을 가지고 있다. 명백하게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홍 원장) 다음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해구 이사장에 대해서 집요하게 (사퇴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만약 정부 국책 연구기관을 '정권 코드'에 맞추게 된다면 객관적 연구를 할 수 있을까?"라며 "이런 상태로 가면 국책 연구기관의 존립 근거가 무너진다"라고 우려했다.
오기형 의원은 "국무총리가 입장이 다르니까 '나가라'라고 했고, 감사원이 그 시점에서 이례적인 감사를 했다. 국민들이 보면 '직권남용 아니냐'라는 의혹을 갖게 하는 상황이다"라며 "이건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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