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키운 분" "손흥민父 보려 새벽기차".. 손웅정 사인회

권중혁 2022. 7. 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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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자서전 사인회.

가장 먼저 사인을 받은 김우정(28)씨의 상기된 목소리에 손흥민의 아버지는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전 6시부터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행을 준비했다는 김씨는 "오전 반차를 쓰고 왔다. 내일이 손흥민 선수의 생일이고 오늘은 아버지의 사인회라 축하하는 마음"이라며 "앞으로 살면서 교보문고 셔터가 올라가는 걸 볼일이 있을까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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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팬인 김우정(왼쪽)씨가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자서전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의 저자 사인회에 참석해 손흥민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에 사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손흥민 선수 내일 생일인데 이렇게 만나뵙게 돼 영광이에요. 멋지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자서전 사인회. 가장 먼저 사인을 받은 김우정(28)씨의 상기된 목소리에 손흥민의 아버지는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광화문 직장인들이 출근을 서두르는 가운데 교보문고 광화문점 입구에는 개장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의 줄이 늘어섰다. 대기표 1번을 받은 김씨도 그중 하나다. 오전 6시부터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행을 준비했다는 김씨는 “오전 반차를 쓰고 왔다. 내일이 손흥민 선수의 생일이고 오늘은 아버지의 사인회라 축하하는 마음”이라며 “앞으로 살면서 교보문고 셔터가 올라가는 걸 볼일이 있을까 싶다”며 웃었다.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입구에서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자서전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의 저자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한 줄이 늘어서있다. 권중혁 기자


손흥민의 팬인 김우정(왼쪽)씨가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자서전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의 저자 사인회에 참석해 손흥민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에 사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국가대표 에이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는 등 활약이 이어지면서 그를 세계적 선수로 키우는 데 절대적 영향을 미친 손 감독을 향한 열광도 이어진다. 형편이 좋지 않아 막노동을 비롯해 투잡·쓰리잡을 하면서도 가족을 위해 잃지 않은 당당함, 자식을 향한 사랑과 희생, 기본과 사람의 됨됨이 등을 혹독할 정도로 중시하는 삶의 철학 등이 알려지면서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에 사는 김동아(45)씨는 손 감독을 만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30분 기차를 탔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는 분이라 본받고 싶었고 꼭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성은(26)씨는 “손흥민 선수도 좋아하지만 작가님 책이 인상 깊었다”며 “인문학의 가치가 폄훼되는 시대인데도 아들에게 책을 읽히고 사색하는 힘을 강조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 팬이 손 감독의 선수시절 사진을 인화해 사인을 요청하자 과묵했던 그도 화들짝 놀라며 “아이고~ 이런 삼류 선수 사진을 갖고 오셔서 낯부끄럽습니다”라고 멋쩍은 듯 웃음 지었다. 사인을 받은 이강현(26)씨는 “선수시절 유니폼을 구해서 오려 했는데 구하기 힘들어서 사진만 출력해왔다”며 “3류 선수라 하셨지만, 그보다 지도자의 모습이 강하게 남았다. 그 덕분에 한국 축구도 발전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팬인 이강현(왼쪽)씨가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자서전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의 저자 사인회에 참석해 손 감독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손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한승우(36)씨가 “4살 딸을 키우는 데 책에 없는 내용으로 한 줄 써달라” 부탁하자 손 감독은 잠시 멈칫하며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가 이내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은 것.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읽어나가길’이라고 썼다. 한씨는 “자식 키우는 철학이 마음에 들었다”며 “단순한 훈육이 아니라 자식과 같이 한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자서전에서 가장 핵심 키워드를 뽑아달라는 질문에 손 감독은 ‘행복’을 말했다. 그의 책 곳곳에는 행복이 등장한다. 자서전 마지막 챕터도 행복이다.

저서에서 “부모라면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 내 아이가 축구선수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라고 썼고, 2018-2019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가 리버풀에 패해 손흥민이 눈물 흘렸을 때는 “오늘도 네가 행복한 경기를 하고 오고, 안 다치고 경기 치르고 오면 되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날도 “제가 생각할 때는 행복이에요. 제 삶을 사는 데 가장 가치를 둬야 하는 건 행복”이라고 재차 말했다.

글·사진=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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