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친환경버스 1년 반 '제자리걸음', 수소버스 15대뿐
서울시가 2025년까지 수소 버스를 1000대 도입하는 친환경 버스 확대 정책을 내놓은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15대를 도입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버스는 733대로 전체의 9.9%까지 늘어났지만, 마을버스 중에는 3.6%만 보급됐다. 서울시는 충전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당초 계획보다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일 기준 서울시내에서 운행 중인 버스 7393대 중 수소 버스는 15대에 그쳤다. 지난 6월까지 강동차고지에 4대가 배치됐고, 지난달 강서차고지에 11대가 추가됐다. 서울시는 지난 2020년 12월 '2025년까지 1000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가 지난해 9월 '2026년까지 1000대'로 목표를 수정했다. 수정한 계획으로도 2021년에 10대, 2022년에 30대가 각각 보급됐어야 했다. 하지만 계획이 후퇴하면서 18개월 동안 2026년 목표치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수소버스 보급이 계획보다 늦어지는 이유는 전용 충전소 등 인프라를 설치하지 못해서다. 버스가 이용하는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는 승용차용보다 큰 공간이 필요하고, 충전 시간이 길어 승용차와 함께 사용하기도 어렵다. 거기다 충전소가 폭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오해로 주민들이 설치를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2018년 서울시는 2021년까지 버스 전용 수소충전소를 4개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 때문에 아직까지 강동공영차고지 인근과 강서공영차고지 내부 2곳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수소버스는 미세먼지가 포함된 산소를 내부 수소와 결합시키면서 오염물질이 99.9% 제거된 깨끗한 물만 배출한다. 1년간 수소버스 1대가 주행하면 성인 76명이 마시는 양만큼의 공기가 정화된다. 수소충전소는 안전성이 검증돼 우리나라 국회와 세종정부청사, 프랑스 에펠탑, 일본 도쿄타워 인근에 설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확보가 늦어져 정책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안전성을 홍보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친환경 마을버스' 정책도 계획보다 시행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마을버스 1626대 중 전기버스는 59대(3.6%)뿐이다. 동작구(15대), 서대문구(11대), 종로구(8대), 강북구(7대) 등 10개 구에서 운행 중이며 나머지 15개 구엔 아예 없다. 대부분 마을버스 업체가 차고지를 임대해서 사용하는 바람에 충전소를 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노웅래 의원은 "서울시가 자신 있게 친환경버스 확대를 선언했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서울시와 관계부처는 친환경버스 보급이 적시에 확대될 수 있도록 인프라 개선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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