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돼지심장男'..사인은 심부전, 이식 거부징후는 없었다

정시내 2022. 7. 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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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받았던 미국 남성 고 데이비드 베넷(오른쪽) [EPA]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받았던 미국 남성이 두 달 만에 사망한 원인으로 심부전이 지목됐다.

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메릴랜드대 의료진은 3월에 숨진 데이비드 베넷(57)의 사인을 심부전으로 최근 결론 내렸다.

부검 결과 그의 신체에서는 통상적인 심장 거부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심근(심장벽 근육)이 두꺼워졌다가 경직됐던 흔적이 있었다.

이는 거부나 감염을 막으려 쓰인 약물에 대한 반응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반응 때문에 심장이 피를 순환시키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료진 중 1명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하려 노력 중이다. 답이 딱 한 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두 달 동안 그는 회복하면서 잘 지내는 것으로 보였다. 만약 그의 심장이 갑자기 멈춘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다면 그가 퇴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6월호에 실렸다.

의료진은 또 돼지 심장에서 잠복기 감염(무증상 감염)에 따른 DNA(디옥시리보핵산)를 찾아냈다고도 밝혔다. 다만 이 DNA가 심부전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WP는 전했다.

의료진은 5월에도 이식된 돼지 심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바이러스 DNA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바이러스는 돼지 싸이토메갈로바이러스라고 불리는 것으로, 의료진은 직접적으로 양성 감염을 일으켰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으나 동물-인간 간 장기 이식에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새로운 형태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베넷은 말기 심부전 환자로 시한부 삶을 살다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는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장기 이식 두 달 만인 3월 8일 사망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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