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안철수가 김승희·박순애 추천" vs. 안철수 "사실 아냐"

곽우신 2022. 7. 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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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측 부정하자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설명해야".. 전기요금 관련 언급에도 "기만" 꼬집어

[곽우신 기자]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MZ세대라는 거짓말' 북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어떤 부분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지 분명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았겠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안철수 의원에게 사과하면서도 '뒤끝'을 남겼다. 본인이 제기한 의혹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는 모습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어 온 박 대변인은 7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윤 대통령의 인사 관련 논란에 대해 평가하던 도중 "안철수 의원이 두 분을 추천했다. 박순애 장관과 김승희 장관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했었다"라고 말했다. 논란 끝에 낙마한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여러 논란에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이 강행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한 게 안철수 의원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제가 아쉬운 부분은 능력주의를 주창했다가 뒤늦게 다양성을 위해서 여성 장관들을 무리하게 추천한 그런 경향성이 없지 않아 있다"라며 "그냥 처음부터 다양성의 풀 안에서 능력주의를 반영을 해서 그 풀 안에서 능력자들을 뽑아냈다면 지금과 같은 불필요한 구설은 안 생겼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남성 중심 내각 인사에 대한 외신의 지적 이후 이를 의식한 듯 두 여성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바 있다.

안철수 "여당 대변인, 발언 신중해야" vs. 박민영 "슬쩍 발 빼는 나쁜 모양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러자 안철수 의원 측에서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 의원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박민영 대변인이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급한 '안철수 의원이 여성 장관 후보 두 분을 추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알려 왔다. "박 대변인은 여당 대변인으로서 당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그러자 박 대변인은 "사실과 달랐다면 사과드린다"라면서도 "제가 안철수 의원께서 추천한 인사라고 판단한 근거는 5월 경 안 의원께서 '복지부,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직접 발표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대통령께서 지명하신 박순애 장관의 경우 이태규 의원이 추천한 '안철수계'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또한 "안 의원 측 관계자의 '박순애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인연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인터뷰 내용도 확인했다"라며 "대통령께서 안철수 의원과의 공동정부 성사 및 협력을 강조하고 계시다는 점도 판단에 참고하였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사실이 아니라면 사과드린다"라면서도 "다만, 어떤 부분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지 분명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았겠다는 작은 바람도 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제 판단이 맞다면, 대통령께서 박순애 장관 임명으로 고초를 겪고 계신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슬쩍 발을 빼는 나쁜 모양새가 될 수 있다"라고도 꼬집었다.

안 의원을 향한 박 대변인의 비판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는 같은 날 <중앙일보>의 안철수 의원 인터뷰 기사를 갈무리하며 "여당은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감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확인된 사실을 토대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라며 "사회 고위층, 특히 정치권이 솔선수범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들께 남말 하듯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요청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이 인터뷰에서 안 의원은 "과거에는 국민들이 고통분담을 하고, 금 모으기 운동도 하지 않았나"라며 "우리가 전기·물 모두 전 세계에서 제일 펑펑 물 쓰듯이 쓰는 나라다. 이제는 전기요금도 오르니까 전기를 아껴쓴다든지, 무언가를 찾아서 자발적인 시민사회 운동 같은 게 필요한 때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사이의 공방, 그 밑에는 이준석 둘러싼 권력다툼?
  
▲ '이준석·안철수, 행사장서 한자리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2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및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민영 대변인과 안철수 의원 측 사이 공방의 저변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내 권력 다툼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단일화를 이뤄낸 이후 안철수 의원은 확고한 '친윤'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음은 물론, 합당 후에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책세미나 기획과 더불어 공부 모임도 조직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친안철수계'가 사실상 와해된 상황에서 새롭게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 중에 한 사람으로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통해 실권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장악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이 안철수 의원이다.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의 오랜 악연과 별개로, 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안 의원이 실질적인 위협이자 강력한 경쟁자인 셈이다.

반면, 대변인 토론 오디션 '나는 국대다' 시즌2를 통해 선발된 박민영 대변인은 '친이준석'으로 분류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도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다만, 그 자신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문제 의식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또한, 그것이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당에 빚진 사람도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어느덧 '이핵관'으로 낙인 찍혀 어른들의 눈 밖에 나기 시작했다"라며 "제가 권력과 자리를 탐했다면 왜 굳이 그처럼 미움 받는 길을 택했겠느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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