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랑한다" 박지현, '정치는 세력' 질문에 내놓은 답

소중한 2022. 7. 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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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지현의 정치 안 끝나.. 요즘 많은 분들 만난다, 앞으로도 조언 구할 것"

[소중한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 이희훈
"민주당을 사랑한다"고 말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의 입엔 "민주당"이란 말만큼이나 "우리 당"이란 말이 붙어 있었다. 그는 "그 동안 온갖 곳에서 비판과 공격이 쏟아지다보니 그걸 방어하기 급급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라며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유 공간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 전 위원장은 '당대표 출마 선언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라는 첫 질문에 "요즘 많은 욕을 먹고 있다"며 옅은 웃음을 내보였다. 최근 만난 이들로부터 '당내 우군을 만들어야 한다',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여러 분들을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자주 연락드려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들 중 박용진 의원을 꼽으며 "추구하는 가치가 저와 가장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 분들이 보시기에 많이 부족하지만 정말 바른 마음으로 정치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민주당이 결국 옳은 길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정치인으로서 계속 민주당에서 활동하고 싶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쇄신과 혁신"을 강조한 박 전 위원장은 쓴소리 또한 쏟아냈다. 대선 전후, 그리고 현재까지 시간을 보내며 무엇을 배웠는지 묻자 거침없이 "정치권의 민낯"이라고 답했다. 당장 당대표 출마에 제동이 걸린 상황을 놓고도 "'박지현은 끝났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박지현의 정치는 끝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래 박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82일 활동 비대위원장에 8.8% 지지율, 혁신 바라는 국민 마음" 

- 당대표 출마 선언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요즘 많은 욕을 먹고 있다(웃음). 감사하게도 도움을 주시려는 분들이 많다. 청년 분들, 국회의원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중이다. 정치가 정말 어렵다. 앞으로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그룹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같다."

- 만나는 이들은 주로 어떤 이야길 하던가.

"가장 먼저 '괜찮으세요?',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안부를 물어보신다.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박지현의 정치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시더라.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치의 본질은 소외된 이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는 정쟁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삶에 집중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모습에 아쉬움을 느낀다.

여의도, 국회, 민주당 안에서의 생각과 국민들의 생각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국민의 시선으론 상식인데 여의도, 국회, 민주당 안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박완주·최강욱 의원 사건의 경우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라도 빨리 반응을 해야 하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나중에'라는 이야길 들었을 때 제 입장에선 납득이 되지 않았다. 여의도, 국회, 민주당 안에서의 정치가 무엇인지 원론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

- 지방선거 후 숨을 고르는 선택을 할 수도 있는데, 곧장 대중 앞에 나서 평가를 받아야겠다는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쨌든 지방선거 전에 당과 협의를 해서 5대 혁신안을 발표했었다. 그런데 지방선거 후 그 혁신안에 대해 누구도 실천하겠단 이야길 안 하더라. 혁신과 쇄신을 해야 민주당에 미래가 있고 2년 후 총선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우려가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다. 간담회를 하든, 추모행사를 가든, 국가행사를 가든 현장에서 정말 합당하고 당연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저는 그 당연한 일들을 정치권에서 꼭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그 중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죄송스러운 마음과 책임감을 느껴 당대표에 도전하게 됐다.

여기서 박지현이 사라져버리면 또다시 민주당은 '청년을 쓰고 버리는 당'이 돼 버릴 수 있다. 얼마 전 '그린벨트(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청년 그룹)'에 소속된 청년 정치인들을 만났다. 그들이 '박지현을 보며 나도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용기가 다른 사람의 용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

- 8.8%로 3위에 이름을 올린 당대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무엇을 의미한다고 보나(조원씨앤아이, 7월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3.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꼴찌는 아닐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치다. 비대위원장으로 82일을 활동한 제가 8.8%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건 그만큼 혁신과 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그 동안 혁신·쇄신과 거리가 멀었던 민주당의 모습을 보며 '박지현 말 한 번 믿어보자'는 마음에 지지를 보내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

- 대선 전후, 그리고 현재까지 시간을 보내면서 박지현은 무엇을 배웠나.

"정치권의 민낯. 그것을 가장 많이 배운 것 같다."

- 대선 전후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당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변화가 두려운 기득권의 발버둥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장 2년 후 총선 공천권이 걸려 있는 당대표 선거 아닌가. 많은 이들이 가장 확률이 높은 사람 옆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정치를 한지 얼마 안 된 어린애를 얼마나 믿을 수 있겠나'라는 인식도 존재하는 듯하다."

"청년정치 위해서도, 우리 당 위해서도 출마가 맞겠다 판단"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 이희훈
 - 민주당 당대표 도전을 마음먹은 시점은 언제인가.

"정말 얼마 안 됐다. 처음 출마를 선언했던 방송 인터뷰 날 오전까지도 고민했었다."

- 고민의 이유는 무엇이었나.

"우선 가족들의 반대가 컸다. 저도 쉬고 싶었다. 비대위원장 82일 동안 하루가 한 달 같았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또 당대표에 도전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 박지현'을 빼놓고 보니 '당대표에 출마하는 게 맞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청년정치를 위해서도, 우리 당을 위해서도 출마가 맞겠다고 판단했다."

- 여러 방향이 있을 텐데 왜 민주당 당대표인가. 박지현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의 민주당은 처절한 쇄신이 필요한 당이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로 봐도 미래를 이끌 어젠다가 부재한 상황이다. 지금 정치권의 기득권들은 청년들이 현실에서 겪는 문제들에 공감하지 못한다. 정말 현실에서 문제를 느끼고 있는 당사자가 나서 청년들을 대변해야 한다. 또한 민주당은 진보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엔 진보의 가치가 사라졌다. 청년들이 나서 진보의 가치를 민주당 안에서 싹틔워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른 당대표 후보보다 제가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 당내 우군을 만들거나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 동안 박지현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이들 중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 말씀을 많이 들었다. 너무나 공감하고 제게 필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온갖 곳에서 비판과 공격이 쏟아지다보니 그걸 방어하기에 급급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그래서 여러 분들을 만나고 있다. 앞으로도 자주 연락드려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

- 지금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들 중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후보가 있다면.

"박용진 의원이 추구하는 가치가 저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박 의원은 제가 지방선거 전에 개혁과 쇄신을 이야기했을 때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힘을 실어준 분이다."

- 오늘(6일) 민주당은 당무위원회 비공식 안건을 통해 기존 비대위의 판단대로 '출마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 이렇게 구멍가게, 주먹구구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는지 모르겠다. 그런 선택을 위해선 적어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의사봉을) '땅땅땅' 쳐야 한다.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있을 때도 '예외 인정' 단서 조항을 많이 적용했었다. 이걸 전직 비대위원장에게 적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매우 의아하다. (출마하지 못하도록) 처리할 거면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공식 문서로 남겨야 하고 단서 조항의 적용 원칙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 그럼에도 민주당을 사랑하나.

"그렇다. 민주당을 사랑한다. 지금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정말 많은 분들이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걸 알고 있다. 국민들이 보시기에 많이 부족하지만 정말 바른 마음으로 정치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민주당이 결국 옳은 길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정치인으로서 계속 민주당에서 활동하고 싶은 이유다."

- 당대표 출마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하루하루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다. 또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 제가 처음 정치를 하려고 마음먹은 이유를 되새겨봤다.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목표로 삼았었는데 그걸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꼭 출마가 아니어도 정치인이 해야 할 역할은 많다. 이번 당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박지현은 끝났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박지현의 정치는 끝나지 않았다. 박지현의 정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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