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0 슈팅브레이크, '왜건 무덤'서 살아날까
[김종철 기자]
▲ G70 슈팅브레이크 주행모습. |
ⓒ 제네시스 |
꼭 1년전 2021년 7월8일. 영국 잉글랜드 웨스트서식스주가 오랜만에 떠들석 했다.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자동차를 좋아하고,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과 함께 시대를 초월하는 다양한 자동차들도 이곳으로 향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축제 중 하나인 '2021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였다. 게다가 작년 행사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2년 만에 열렸다.
보통 매년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각 시대를 대표하는 클래식 차량부터 최신 슈퍼카, F1 등 레이스전용 차량까지 다양한 자동차를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60살을 훌쩍넘은 백발의 레이서가 자신의 나이와 맞먹는 올드 클래식카를 가지고 나와, 좁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는 자동차 경주를 벌이기도 한다. 페스티벌에 참여한 많은 일반 시민들은 이들의 경주에 환호하고, 즐겁게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지난해 이곳 광장 한켠에 빨간색 자동차 한대가 새롭게 전시돼 있었다. 현대 제네시스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지70 슈팅브레이크(G70 Shooting Brake)'.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던 터라 당시 현지 미디어와 자동차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 지난 2021년 7월 영국 잉글랜드 웨스트서식스 주에서 열린 자동차 축제 ‘2021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
ⓒ 굿우드 페스티벌 |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는 영국을 비롯해 유럽에선 여전히 낯설다. 세계에서 내로라는 고급 자동차들의 각축장인 영국에서 제네시스는 G70 슈팅브레이크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슈팅브레이크'라는 모델은 '사냥용 마차'로부터 유래된 자동차 용어다. 전형적인 세단의 형태를 띄면서, 실용성 있는 적재공간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지역에선 인기있는 차종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선 보통 왜건(Wagon) 알려진 차량으로, 그동안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년여동안 코로나 19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이른바 차박 또는 미니멀 캠핑 등 자동차를 이용한 레저문화도 큰 변화를 맞고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내 레저용 차량(RV)의 판매도 크게 늘어, 전체 자동차판매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또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던 왜건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2년동안 국내에서 팔린 왜건 수입차는 5107였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동안 판매됐던 양(5048대)보다 많다.
제네시스는 이같은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영국에 첫선을 보인지 1년만에 좀더 고급스럽게 재단장한 G70 슈팅브레이크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내놓았다.
▲ G70 슈팅브레이크 앞모습. |
ⓒ 김종철 |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전용주차장에서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동안 사진과 영상으로만 봤던 바로 그 차였다. 앞에 섰을땐 기존 G70의 모습 그대로였다. 익숙했지만 잠시 발길을 돌려 옆으로, 그리고 뒤로 나서자 전혀 다른 모습의 차가 보였다.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날렵하고 실용성을 최대한 살리려는 모습이었다. 전통 쿠페형 세단과 왜건의 중간에서 제네시스만의 타협점을 찾은 듯 했다. 뒷 모습에서도 제네시스의 상징적인 두줄 램프를 트렁크 안쪽까지 넣어 차별성을 꾀했다. 세단에선 볼수 없는 스포일러 등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 G70 슈팅브레이크의 내부 모습. 스티어링 휠에 테이블을 끼울수 있게 돼 있다. |
ⓒ 김종철 |
기자는 이날 2시간에 걸쳐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곡선 구간이 많은 일반국도 등에서 직접 운전하면서 차량을 경험했다. 슈팅브레이크는 가솔린 2.0리터 터보 엔진(직렬 4기통)만을 쓴다. 최대 토크는 36.0kg·m, 최고 출력은252마력의 성능을 낸다. 솔직히 어떤 도로에서든 달리기에선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급커브 등 곡선구간이 반복되는 고갯길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나 쏠림 현상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느 스포츠세단 못지않은 재미와 안정감 때문이다. 고속 주행시 창밖으로 들려오는 소리, 지면에서 올라오는 진동 등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였다.
슈팅브레이크, 왜건의 무덤서 살아날수 있을까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주행보조 장치 등은 전보다 나아진 자율주행 기능을 보였고, 각종 안전과 편의장치도 G70과 다르지 않았다.
1시간 30여분에 걸친 1차 시승을 마치고, 경기도 양평부근의 한 카페에 들렀다. 그곳엔 슈팅브레이크를 이용해서 서핑과 캠핑 등 다양한 레저활동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뒷좌석을 접어서 에어 매트를 설치하고, 그늘막과 이동성 박스 등을 을 함께 놓으면 멋진 차박 캠핑을 즐길수 있다.
▲ G70 슈팅브레이크는 차박과 캠핑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위해 실용성을 강화했다. |
ⓒ 김종철 |
2시간여 시승을 마치고 기자가 얻은 연비는 리터당 9.8킬로미터였다. 시내주행과 곡선구간, 일부 국도에서의 고속과 감속 등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수치는 아니다. 회사쪽에서 내놓은 공식 복합연비는 리터당 10.4킬로미터.
차량 가격은 4310만원부터 시작한다. 왠만한 편의 장치와 기능이 다 들어가 있다. 회사 쪽에선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실현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G70을 선택한 소비자들은 30, 40대 남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가운데 자신만의 레저활동을 즐기면서, 기존 RV차량과의 차별성을 두고 싶은 사람들에겐 슈팅브레이크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 G70 슈팅브레이크는 다양한 레저활동을 위한 실용성에 좀더 중점을 뒀다. |
ⓒ 김종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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