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증가세 줄었다는데..왜 美 기술주엔 '숏 세력' 여전할까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앵커>
6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됐는데요. 눈여겨봐야 할 부분들 짚어주시죠.
<기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면 연준이 계속해서 긴축적인 통화 정책에 나설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또다시 시장에 전해졌습니다. 6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5월 회의 때보다 인플레이션 환경이 더 악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발표 이후에 단기 통화정책 기대치가 변했고요,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이 있는 11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10명이 75bp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일하게 50bp 인상을 지지했던 인사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였습니다.
그런데 의사록의 문구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눈여겨 볼 신호가 하나 있습니다. 어쩌면 연준이 실제보다 경기 상황을 낙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점인데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의원들은 1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미국의 GDP 성장률이 2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의사록이 작성된 시점은 미국의 2분기가 다 끝나기 전인 지난 6월 15일이고, 그때까지 나온 데이터를 근거로 논의했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요.
6월 FOMC가 끝난 뒤 경제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오면서 기관들이 미국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것으로 예측을 수정했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옵니다. 애틀랜타 연은은 성장률 예측치를 6월말보다도 더 낮춰서 7월 1일 기준 데이터로 2분기 GDP 성장률을 -2.1%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직 GDP 속보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연준의 6월 전망과 실제 상황이 다를 수 있지 않나, 어쩌면 연준이 틀리지 않았나,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
만약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었을 경우, 그러니까 2분기 경제성장률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때 이것이 결과적으로 연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겁니다.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지속 기조를 민첩하게 수정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여부도 아직은 시나리오의 영역에 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통화 정책의 고삐를 늦출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는 있겠습니다.
아직까지 시장의 대체적인 기준금리 예상경로는 7월 75bp, 0.75%p 인상입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데이터를 근거로 움직이는 페드워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기준금리 75bp 인상 가능성은 92.7%까지 올라왔습니다. 또다른 자이언트 스텝이 현재 월가의 예상 범위 안에 있다는 뜻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최근 미 증시에서 공매도 투자가 주춤해졌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비롯한 기술기업들에는 여전히 공매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석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기본적으로 공매도가 줄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돈의 흐름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겠죠. 데이터를 먼저 보면요, 6월 미국 공매도 잔액이 200억달러로 늘어났는데 증가액 자체는 한 달 전인 5월보다 400억 달러 이상 줄었습니다. 5월에는 미국 공매도 증가분이 610억 달러에 달했거든요.
반대로 주요 기술주들에 대한 공매도는 아직 여전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해당 종목군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을 제한하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잔액이 있는 기업이고요, 그 액수만 1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월 30일 기준 메타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등 기존 FAANG주로 불리는 주요 기술주들에 대한 공매도로 세력들이 198억 달러의 이득을 올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데이터분석업체 S3파트너스의 집계입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 주요 기술주에는 공매도가 여전한 걸까요. 최근 3년 동안의 주가 그래프에서 어쩌면 답을, 혹은 공매도 세력의 논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의 하락장을 겪으면서 미국 대형주의 약 절반 가량이 코로나 19시대 이전으로 주가가 되돌아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테슬라를 비롯해 6월에 공매도 잔액이 늘어난 애플·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은 아직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주가가 여전히 높고 P/E라고 하는 주가수익률도 여전히 높습니다. 테슬라 경우는 P/E가 94배에 육박하죠. 공매도 잔량으로만 보면 미국의 주식시장이 저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 시점이 주요 기술주들에게는 조금 더 늦게 올 수 있다는 추론도 완전히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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