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글쎄"..예대금리차 공시, 의문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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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금융 공약이 반년만에 실현됐다.
올해 1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지 6개월만에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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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낮추는 효과는 '글쎄'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변화 속도 훨씬 빨라
빅스텝 밟으면 가산금리 인하효과도 없을 것
경제전문가 "은행들 금리 경쟁하도록 해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금융 공약이 반년만에 실현됐다. 올해 1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지 6개월만에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안을 발표했다. 금리상승기에 대출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뛰는 데다 은행들은 최대 실적을 찍으며 국민들이 따가운 눈총을 보내자 당국도 준비를 서둘렀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평균 예대금리차는 1.75%포인트인데 반해, 올해 들어 예대금리는 계속 2%포인트가 넘었다."(금융위원회) "작년말 7개 은행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BNK·DGB·JB)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이 81.8%에 달한다."(한국금융연구원) 이런 내용들이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 도입의 논거였다. 국민들은 이달부터 국내 전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부턴 공시제도가 예대금리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제도로 당초 기대했던 게 높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낮은 예금금리는 올리는 효과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를 만든 금융위부터 보수적인 답변을 내놨다.
"앞으로 관심은 예대금리차 공시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느냐에 있을 건데,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예대금리차는 장단기 금리차와 밀접하다.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지면 예대금리차도 확대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당분간 장단기 금리차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예대금리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렵다. 공시는 지금보다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지는 걸 제어하는 정도의 역할은 할 것이다."(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은행도 난색이다. 아무리 대출 가산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금리상승기에 예금금리가 올라가는 속도보다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리하락기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한발 앞서 떨어진다. 원인은 지표금리에 있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의 경우 매일 혹은 매주 바뀌는 은행채 금리가 지표금리다. 참고로 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6월3일 2.723%에서 7월5일 3.585%로 한달만에 0.831%포인트가 뛰었다.
반면 예금금리는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기본금리를 지표로 삼는다. 보통 두 세달에 한번씩 바뀌는 구조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가 앞으로 시장금리 변동을 점검해 월 1회 예금금리를 산정하는 기본금리에 반영하도록 개선안은 내놨지만, 그럼에도 예금금리 변동속도가 대출금리 변동속도를 따라가는 건 불가능하다"며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은행채 금리가 뛰어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이렇게 뛰는 이상 아무리 은행들이 요즘처럼 가산금리 인하 조치를 내놓더라도, 금융소비자들이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게 은행들의 목소리다.
결국 예대금리차 공시가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대금리 차이를 공시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낮추려면 독점구조를 깨야 하는데 이는 은행 간 금리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제도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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