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중국 제쳤다..상반기 선박 수주 4년 만에 1위

한국 조선업계가 올 상반기 중국을 제치고 4년 만에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린 가운데 하반기에도 수주 전망이 밝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153만CGT 중 45.5%(979만CGT)를 수주하면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조선 수요가 집중돼 선박 발주가 급증했던 지난해 상반기(1084만CGT)를 제외하면 2011년 상반기 이후 최고치다. 수주 금액(265억 달러)도 전체 중 47%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반면에 중국은 수주량(43%), 수주 금액(40%) 모두 한국에 밀린 2위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상반기 기준으로 수주 실적이 중국을 따라잡은 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컨테이너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덕이 컸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을 내세워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발주량 1114만CGT 가운데 62%(692만CGT)를 챙겼다.

특히 카타르 LNG 운반선 건조 계약,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LNG 운반선 주문이 크게 늘었다. 한국이 세계 발주량의 71%(63척)를 수주했다. 또 대형 컨테이너선도 전체 발주량의 43%를 가져왔다.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필요성이 커지는 친환경 선박도 국내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은 주로 LNG·액화석유가스(LPG)·메탄올 등을 연료로 쓰는 배를 말한다. 이들 선박의 전 세계 발주량 58%를 한국이 수주했다.

수주 물량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사의 6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3508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수주잔량 1~4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의 후동중화, 현대미포조선, 중국 장난그룹 등의 순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는 이미 오는 2025∼2026년까지 도크(건조공간) 예약이 차고 있다.

산자부는 올 하반기에도 국내 수주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혜진 산자부 조선·해양플랜트 과장은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카타르발(發) LNG 운반선 추가 발주 등 하반기에도 호재가 많다”며 “해운 시황 전망이 좋은 것도 조선 수요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