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공포'에 원화 장중 1310원대, 코스피는 2300 붕괴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금융시장을 덮쳤다.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는 한때 1310원대에 진입했다.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코스피도 결국 1년8개월여 만에 2300선 밑으로 내려왔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값은 전날 1300.3원보다 8.2원 내린 1308.5원으로 출발했다. 개장과 함께 원화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기(환율은 상승) 시작했고 1310원 선도 뚫었다. 장중 131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화가치가 1310원대에 거래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여전했던 2009년 7월(장중 기준) 이후 처음이다. 이날 달러당 원화 값은 최종적으로 전 거래일보다 6원 내린 1306.3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13%(49.77포인트) 내린 2292.01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장중에 2300선을 밑돈 적은 있지만 코스피 종가가 2300 밑으로 내려온 건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1년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0.84%(6.32포인트) 내린 744.63에 마감했다.
인플레이션(Inflation·고물가) 뒤를 이어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에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원화값, 금융위기 후 최저 … “수출의존도 높은 한국, 어려움 커질 것”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누적이 경기 침체를 불러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훼손과 구매력 약화, 기업 환경 어려움 등 전방위적인 경기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1.6%(연율 기준) 뒷걸음질쳤다. 경기 둔화의 징후가 뚜렷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금리 인상으로 침체에 빠지는 것보다 고물가가 굳어지는 게 경제에 더 나쁘다”고 못 박았다.
미국에선 5일(현지시간)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발생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2.792%)가 10년물 금리(2.789%)를 웃돌았다.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 Fed가 단행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하는 분위기다.
유럽·일본 같은 다른 선진국과 달리 미국이 금리 인상 가속페달을 계속 밟겠다고 선언하면서 달러 가치는 고공행진 중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몸값은 더 치솟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도 폭풍의 한가운데에 있다. 원화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못지않게 추락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무역수지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주식회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마당에 개별 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돼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강광우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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