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 꿈꾸던 국민주, 바닥은 어디? 삼성전자, 전망은 좋지만 4만전자 갈 수도

김기진 2022. 7. 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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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최애(가장 좋아하는)’ 주식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6월 30일 5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 이후 하락률 27.4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21.95%)보다 낙폭이 크다. 6월 들어 52주 신저가 기록을 여러 차례 새로 썼을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는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4만7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올 들어 30% 가까이 빠졌다

▷국내외 증권사 목표주가 낮춰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등 거시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IT 제품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 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재고 회전 일수는 평균 94일이다. 예년보다 약 2주 늘었다. 재고 회전 일수는 가전제품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스마트폰 역시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500만대 줄어든 13억57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역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평균 3~8%가량, 낸드플래시는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적 전망 역시 좋지 않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2% 감소한 76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영업이익 예상치는 14조3000억원. 직전 분기 대비 2% 증가한 금액으로 당초 증권가에서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치(15조2000억원)보다 적다. 남대종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세트(완제품) 부문 출하량 감소와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연간 기준 실적도 당초 예상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하반기에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수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자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내다 팔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29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9조원어치 가까이 순매도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6월 신한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십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대)’를 기대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6월 기준 목표주가는 7만4000~8만9000원 사이에 형성됐다.

외국계 증권사도 목표주가를 낮춰 잡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기존 10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JP모건은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노무라증권은 9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앞서 보고서를 낸 맥쿼리증권(8만5000원), 모건스탠리(8만5000원) 역시 8만원대 중반으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개인투자자 여전히 ‘삼전 바라기’

▷상반기 순매수 금액 1위

이처럼 상황이 안 좋은데도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낸다. 올해 들어 6월 29일까지 삼성전자는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15조원 가까이 된다. 앞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를 기록했다. 두 해 모두 삼성전자 우선주가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바라기’인 개인투자자가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은 ‘어디가 바닥인지’, 그리고 ‘언제 반등할지’일 테다.

전문가들은 실적을 감안하면 주가 조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영업이익 50조원가량을 내는 실적 체력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과하다. 가격 매력이 돋보이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삼성전자 위기관리 능력과 산업 성장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과매도 상태다. 지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D램 가격이 급락하던 2019년 기록한 저점 수준이다. 주가 추가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거시경제 환경과 투자심리가 최악을 내달리고 있는 만큼 일시적으로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굉장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안정화되지 못하고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거나 더 커지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크게 빠질 수 있다. 2018~2019년 말 PBR 1.07배 수준까지 잠시 주가가 떨어졌던 적이 있다. 2022년 실적 컨센서스에 PBR 1.07배를 적용한 5만300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과거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을 때 기록한 PBR을 토대로 저점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송명섭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PBR은 2009년 1월(리먼 사태) 1.17배, 2011년 8월(유럽 재정위기) 1.24배, 2016년 1월(중국 신용위기, 유가 급락) 0.94배, 2018년 12월(미국·중국 무역 전쟁) 1.04배, 2020년 3월(코로나19) 1.08배를 기록한 바 있다. 과거 주가 급락기 최저점 PBR 배수 평균치는 1.1배다. PBR이 1.1배(5만5000원) 수준에서 주가가 저점을 찍는다면 6월 30일 종가 대비 추가 하락률은 3.5%다. 역대 최저치인 PBR 0.94배(4만7000원)에서 최저점이 형성되면 주가가 추가로 17.5% 빠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가 반등 시점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말이 될 전망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불황 우려, 보복 소비 수요 소멸 등으로 완성품과 부품 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다. 2023년 상반기까지는 이익 감소를 예상한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보다 6개월가량 앞서 움직이는 만큼 이르면 올해 말 반등세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중국 IT 수요 회복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리 있다.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경기 부양 효과와 도시 봉쇄 해제에 따라 중국 IT 수요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이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국 IT 수요 증감률은 메모리 반도체 주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지표다. 삼성전자 주가가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주가 일시 반등)에 진입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베어마켓랠리에 진입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역사적 평균 PBR 배수인 1.5배(7만5000원) 수준까지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주가 대비 약 31% 뛸 수 있다는 뜻이다.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 주가는 저점 매수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 밖에 반도체 가격 안정화, 경기 둔화 우려와 금리 인상 리스크 등 거시경제 위험 해소가 주가 반등 전제조건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빠른 반등은 쉽지 않겠지만 길게 본다면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막대한 순현금과 건전한 잉여현금흐름(FCF)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라는 게 김양재 애널리스트 의견이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6호 (2022.07.06~2022.07.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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