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압박에 '전대 룰' 물린 野비대위.. 친명계,최고위 출마 러시
친명(親明·친이재명) 대 반명(反明) 진영 간 내전으로 치달았던 ‘전당대회 룰’ 공방이 6일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친명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비상대책위원회의 ‘전대 룰’ 수정안을 당 지도부가 대부분 철회하면서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지난 4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의결한 원안을 대부분 수용한 8·28 전당대회 경선 룰을 의결했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 방식은 친명계 요구대로 ‘중앙위원 표결 70%·일반 여론조사 30%’로 확정했다. 친명계에서 강하게 반대한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도 백지화했다. 다만 당 대표와 달리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여론조사 없이 중앙위원회 의결만으로 치르기로 해 비대위 수정안을 일부 남겼다.
“현행 유지가 말이 되냐. 남자를 여자로 바꿔야 할 판” 격론
우 위원장 역시 권역별 투표제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중장기 과제로 설계하자는 것이 표면적 이유”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 당무위원회에서 격론이 벌어질 만한 사안은 줄여보자는 취지의 정치적 결정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무위에선 예비경선에 여론조사를 포함하는 여부를 놓고도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때론 문밖으로 고성까지 들렸다. 한 참석자가 “이견이 많을 때는 현행 그대로 가는 게 안전하다”고 말하자, 4선 노웅래 의원이 “당이 백척간두에 있는데 현행 그대로 간다는 게 말이 되냐. 남자를 여자로라도 바꿔야 할 판”이라며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1시간 30분 넘게 팽팽한 대립이 계속되자, 결국 유동수 의원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 컷오프 기준을 달리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한 참석자는 “유 의원이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빠르게 중지를 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친명계 “당원들의 승리” 자축…정청래, 최고위원 출마 선언
이날 당무위 결과 발표 직후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승리”라며 “집회부터 전 당원 투표 서명운동까지 모두 다 당원들이 만들어주셨고 관철시켰다”고 적었다. 당무위에 배석했던 장경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아쉬운 점이 분명 있지만, 전준위 안으로 대부분 통과됐다. 당원 여러분께서 민주당을 위한 혁신의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권역별 투표제’가 폐기되자 이재명계의 최고위 출마 ‘러시’가 시작됐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회견문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하면, 저는 당원 대표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며 “강한 민주당을 만들어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강경파로 꼽히는 최민희 전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반대로 비수도권 출신 최고위원 후보자는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 송갑석 의원 외에는 거론되는 사람이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최고위원 선거에서 수도권 의원들이 독식해온 탓에, 지방 의원들은 권역별 투표제가 없으면 출마할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비경선이 ‘중앙위 투표’로만 치러지는 점은 당내 기반이 약한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의 본선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국 253개 지역위원장 및 지방자치단체장들로 구성되는 중앙위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투표’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당무위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자격 여부를 놓고 최종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우 위원장은 “당무위에서 (부적격 판단을 내린) 비대위 의견을 존중한다고 만장일치로 정리해주셨다”고 밝혔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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