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선거" 발언에 태안군의회 '술렁'.. 국힘은 "야당의원 전원사퇴"
[김동이 기자]
▲ 반쪽 출범한 제9대 태안군의회 제9대 태안군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신경철 의장이 지난 1일 당선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의원석에는 민주당 의원 3명만 착석해 있다. 나머지 국민의힘 소속 의원 2명과 무소속 의원 1명은 표결에 기권하겠다며 본회의장을 나갔다. |
ⓒ 태안군의회 제공 |
제9대 전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파행을 겪은 충남 태안군의회가 여론은 물론 국민의힘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태안군의원들은 즉각 전원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은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일 태안군의회 임시회에서는 한국 정치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충격적인 발언이 나왔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성 의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국민의힘은 "박용성 의원이 공식발언을 통해 8대 하반기 의장 선출과정에서 금품이 오고 갔으나 앞으로 9대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핵폭탄급 발언을 한 것이다"라고 인용했다.
취재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1일 태안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9대 태안군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 앞서 모두발언에 나서 국민의힘 성명서 내용처럼 확언이 아니라 "8대 의회 때 원구성할 때 금품이 오가는 조짐이 충분히 있었지만 9대 의회에서 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는 8대 의회의 의장 선출과정에서 돈 선거 정황을 공식석상에서 발언한 것으로 향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제9대 전반기 태안군의회 의장과 부의장은 지난 1일 파행을 거듭하다 오후 2시경 7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만 참석한 가운데 선거를 치른 끝에 8대 후반기 의장을 역임한 신경철 의장이 연이어 제9대 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에는 재선의 전재옥 의원이 선출됐다. 전 의원도 민주당 소속이다.
오전 원 구성 파행으로 오후에나 의장과 부의장이 선출되면서 결국 태안군의회는 이날 10시에 진행된 민선8기 가세로 태안군수 취임식에 제9대 태안군의회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의장 없이 의원들만 참석하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반쪽 출범으로 시작한 제9대 태안군의회에 국민의힘 충남도당이 성명서까지 내면서 더불어민주당 태안군의원들의 즉각 사퇴까지 압박하면서 민주당 소속 의장이 이끄는 태안군의회는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더군다나 박 의원의 발언이 수사선상에 놓일 경우 의정활동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여 제9대 태안군의회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태안군의원 내분 시작됐나
'자리욕심'에 서운한 감정 드러낸 박용성
한편, 제8대 군의회 의장 선출과정에서 금품선거 의혹을 꺼내든 박용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발언의 진위를 추가 취재했다. 박 의원은 작심한 듯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쏟아냈다. 특히 본인에 대한 민주당 제명요청 발언도 스스럼없이 밝혔다.
당시 본회장에서 했던 발언의 진의를 묻는 질문에 박용성 의원은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회의 회동에서부터 내분이 있었음을 밝혔다.
제9대 태안군의회는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바람에도 불구하고 보수텃밭인 태안군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한 7명의 군의원 중 무려 4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이 됐다. 2명은 비례대표 포함 국민의힘이, 나머지 1석은 무소속 의원이 당선됐다.
상식적으로 의석수에 따라 제9대 태안군의회 전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차지였다. 예상처럼 전반기 의장도 민주당 소속 신경철 의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내부 사정을 보면 자리다툼으로 내분이 극심했음을 보여준다.
박 의원은 "지난 6월 30일 조한기 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장을 만났는데 결국 표결로 전반기 의장이 (신경철 의원으로) 정해진 뒤로 이건 아니지 않느냐며 의장선거 표결에 기권하겠다는 말도 했고, 기권하게 되면 결국 당론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차라리 제명시켜달라는 말까지도 했다"고 깊은 고심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당초 민주당은 6.1지방선거를 통해 다수당으로 제9대 태안군의회의 원구성이 정해진 이후 민주당 지역위원회에서 박용성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점찍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의장선거에서는 신경철 의장으로 결정된 점을 박 의원이 꼬집은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해당 발언에 대해 "참고 얘기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론을 깨는 욕심을 이대로는 볼 수 없어 고심 끝에 얘기를 꺼냈고, 이번 일로 앞으로는 모르쇠로 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의원들간의 내분이 있음을 드러냈다.
덧붙여 박 의원은 "나는 개인사업도 있어서 의장에 목메는 사람도 아니고, 의장에 뜻이 있었다면 (다른 의원들을) 접촉도 했겠지만 한번도 만나지도 않았고 당론에 따르겠다고 했다"면서도 "(이번 발언처럼) 실제 (금품수수가) 이뤄졌으면 앞으로 고발이나 사법처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속기록에서 삭제하자고도 했는데 내가 뱉은 말이기 때문에 내가 주워담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박 의원 발언 이후 8대 후반기 의장을 맡았던 신경철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는데, 돈을 주기를 했나 받기를 했나 문제될 게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제8대 전반기 의장을 역임했던 김기두 의원도 "금품선거 관련한 발언이 나왔는데, 나나 신 의장이나 돈을 줄 이유도 없었고, 돈을 준 적도 없다"면서 "오히려 의원들이 수사를 받아 해당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발언을 한 의원이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성한 의장직 매관매직 자백"… 국민의힘, "진상 밝혀질 때까지 책임 물을 것"
이처럼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내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한걸음 더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성명서에서 "지난 8대 태안군의회 의원 7명 중 6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고 전제한 뒤 "결국 박용성 의원의 발언은 그동안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끼리 서로 금품을 주고받으며 군의회 의장 자리를 매관매직 했음을 자백한 것"이라면서 "태안군의회 의장은 군민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다. 도대체 어떻게 신성한 의장직이 민주당 정치인들끼리 돈으로 사고파는 자리가 된 것인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며, 이런 사람들이 지난 4년 동안 태안군을 이끌어 왔다는 것에 무한한 절망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현재 9대 태안군의회고 7명 중 4명이 민주당 소속으로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4명은 즉각 전원사퇴하라! 태안군민들을 대표하는 자리를 돈으로 사고 판 정당이 더 이상 무슨 염치로 군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태안군의회 의장선출과 관련한 진상이 완전하게 밝혀질 때까지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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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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