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인사 감쌌다 장관들 줄사표..벼랑끝 英 존슨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또다시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존슨 총리의 인사 문제와 이와 관련한 거짓말 논란에 반발해 존슨 정부의 두 핵심 장관이 전격 사임하면서다. 두 장관을 포함해 이날 하루 동안 관리·정치인 10여 명이 같은 이유로 줄사퇴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잇따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알렉스 초크 웨일즈 법무차관, 보수당인 토리당의 빔 아폴라미 부의장 등도 존슨 총리를 비판하며 직을 내려놓았다. 이같은 줄사퇴는 존슨 총리가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의 성 비위 혐의 사실을 알고도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사실을 공개 사과한 직후 발생했다.
CNN "정말 게임 오버 될 수도"
방역 규정 위반과 거짓말 논란이 겹친 '파티 게이트' 등의 책임을 물은 당내 신임투표에서 가까스로 기사회생한 지 한 달 만에 존슨 총리는 또 한 번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그가 속한 보수당 일각에선 신임투표를 1년 내 다시 치르지 않는 규정을 바꿔 다시 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CNN은 "이번엔 정말 게임 오버(game over)가 될 수 있다. 이번 일은 이전의 문제들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평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존슨은 총리 재임 3년 중 가장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발단은 핀처 의원이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원내부총무 자리에서 물러난 일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 비위 혐의가 있었지만, 존슨 총리가 이를 알면서도 올초 그를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총리실의 해명이 오락가락하며 인사 문제는 거짓말 논란으로 번졌다. 총리실은 처음엔 존슨 총리가 그의 과거 혐의를 몰랐다고 부인했다가, 지난 4일 이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이미 해결된 사안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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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내각 두 핵심 장관 10분 간격 사임
이 발언 직후 각각 존슨 정부의 경제, 보건 분야 두 수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며 영국 정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가디언은 두 장관 모두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임 배경엔 핀처 의원 인사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두 장관의 사임 발표가 약 10분 간격으로 이뤄졌으나 양측의 관리들은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폴리티코 "대규모 사퇴시 총리직 유지 어려워"
반면 도미닉 라브 부총리 겸 법무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등은 존슨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존슨 총리는 재무부 장관에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을, 보건부 장관엔 스티브 바클레이 비서실장을 새로 임명했다.
존슨 총리의 '파티 게이트'로 지지율이 급락한 보수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렌스 로버트슨 보수당 의원은 "두 장관의 사임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고브의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69%가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는 앞으로 더욱 대규모 사퇴 행렬로 이어질 경우 존슨 총리는 더 이상 총리직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존슨 총리의 파티 게이트 관련 거짓말 여부에 대한 영국 하원 특권원회의 조사 결과가 오는 가을에 나올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사임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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