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역대급 호러 '멘'으로 개막..'부천=괴담' 영화제도 브랜드 시대

나원정 2022. 7. 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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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
올해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에 선정된 정범식 감독의 영화 '뉴 노멀'. [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제가 한바탕 축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판타스틱한 장르 콘텐트가 나올 수 있는 자양분의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7일부터 11일간 부천 일대에서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올해 26회째를 맞는 영화제는 ‘부천은 괴담’이란 공식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계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던 지난 2년간 영화제의 미래를 고민해 선택한 돌파구다. 지난 14일 개최 기자회견에서 신철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새 방향성을 “영화(film)를 넘어선 비주얼스토리텔링”과 “부천식으로 재해석한 7월의 할로윈 축제”라는 두 가지로 짚었다. 판타스틱 영화제란 정체성을 강화해 영화제 그 이상의 ‘브랜드’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상영작은 49개국 268편. 엔데믹을 맞은 반가움 덕일까. 영화제를 찾는 감독‧배우 등 게스트가 국내외 1700여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보다 오히려 소폭 늘었다.
7일 개막식을 장식할 공포영화 ‘멘’부터 역대 개막작 중 가장 세다는 평가다. 그간 야외상영 여건상 전체관람가 위주였던 ‘순한 맛’ 개막작에서 벗어나 개막작 상영장을 실내로 옮기고 BIFAN만의 색깔과 메시지를 부각한 작품을 택했다. ‘멘’은 인공지능 SF ‘엑스 마키나’(2015)로 독창적 연출력을 선보인 알렉스 갈란드 감독이 영국 시골을 무대로 가부장제의 비뚤어진 구습을 기이한 신체 호러로 빚어낸 문제작이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오랜만에 R등급(미국 청소년관람불가) 개막작”이라며 “마지막 10분이 대단히 논쟁적”이라 밝혔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멘'. [사진 판씨네마]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코리안 판타스틱’ 외의 모든 부문의 이름을 장르색이 곧장 떠오르도록 바꿔서 취향별로 골라 보기 쉽게 했다. 가령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부문은 ‘매드 맥스’, 그밖에 ‘아드레날린 라이드’ ‘메탈 누아르’ ‘저 세상 패밀리’ 같은 부문이 있다. 배우 문근영은 직접 연출한 단편 3편을 들고 폭넓은 단편을 소개하는 ‘엑스라지(XL)’ 부문을 찾는다. 배우 설경구도 특별전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최근 급부상한 BL(Boy's Love) 장르 특별전에선 동명 시리즈로 팬덤을 얻은 김수정 감독의 ‘시맨틱 에러’ 극장판을 비롯한 BL 영화 7편을 선보인다.

다음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공개되는 ‘시맨틱 에러’. [사진 왓챠]

17일 폐막식에 공개될 폐막작엔 정범식 감독의 ‘뉴 노멀’이 선정됐다. 컬트 팬을 양산한 데뷔작 ‘기담’(2007), ‘곤지암’(2018) 등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국면을 연 정 감독이 ‘혼밥’이 당연해진 고독한 시대 여러 인물 군상의 섬뜩한 일상을 담았다. 배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와 트로트 신동 정동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신진 창작자의 괴담 소재 장‧단편, 시리즈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괴담 캠퍼스’는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영화제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부천시와 손잡고 출발시킨 괴담 프로젝트다. 부천이 낳은 괴담 작품들을 국내외 투자‧제작자와 연결하는 만남의 기회도 마련한다. 전세계 30개국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에서 수집‧선정한 괴담집 『세계괴담모음』도 괴담 캠퍼스 일환으로 발간한다.
“창작자 및 IP(지적재산) 발굴”을 목표로 꼽은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는 “한국은 빠르고 집중적인 변화를 겪는 나라여서 그런지, 괴담 소재가 다양하고 강도도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편적 설득력을 가지면서도 창의적인 괴담 잠재력이 크다”며 “그런 ‘수상한 재능’을 가진 창작자들이 와서 놀고, 쉬고 에너지를 얻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7월의 할로윈’을 기치로 전통 설화 바리공주 세계관의 거리 퍼레이드, 댄싱 나이트, 물총 싸움, 코스튬 행사 등 축제 마당도 8·9일 열린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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