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편의점이 내려온다? 드론 배달 경쟁 시작
김모씨는 여름 휴가기간에 가족과 함께 한 글램핑장을 찾았다. 아이들 간식거리가 마땅치 않아 김씨는 OO앱을 켜 가까운 편의점에서 분식 세트를 주문했다.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드론이 상품을 글램핑장까지 배송해줬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6일 공개한 가상 사례다. 편의점 업계가 드론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이같은 일이 이달부터 일부 지역에서 가능해진다.
3.6㎞ 떨어진 글램핑장까지 10분 안에 배달
BGF리테일은 강원도 영월군과 손잡고 이달 중순부터 드론 배달을 상용화한다고 이날 밝혔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는 것은 CU가 업계에서 처음이다.
드론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은 CU영월주공점이다. 점포에서 3.6㎞ 떨어진 오아시스 글램핑장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배달 가능 시간은 글램핑장 이용자가 늘어나는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8시(일몰 전)까지이며 배달요금은 무료다.
드론 전용 배달 앱인 ‘영월드로’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평균 10분 이내에 제품을 가져다준다. 고객들이 상품을 주문하면 점포에서 드론 이륙장으로 전달되고, 이를 드론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CU는 캠핑장에서 매출이 높은 라면과 햇반, 생수, 간식거리 등으로 네 가지 드론 전용 배달 세트도 기획했다. 드론의 최대 탑재 중량(5㎏)에 맞춘 라면 한 끼 세트, 커피∙디저트 세트, 글램핑 분식 세트, 글램핑 과자 세트 등이다.
배달에 사용되는 드론은 가로 1790㎜, 세로 1790㎜, 높이 700㎜ 크기에 17㎏ 무게로 약 20분 동안 충전 없이 비행이 가능하다. 최대 속도는 시속 36㎞로 전기자전거보다 최대 2배가량 빠르다. CU 측은 “이륜차 배송과 달리 라이더 배차 대기, 교통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고객 수요 등에 따라 드론 배달 서비스의 제공 범위와 폼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정훈 BGF리테일 CVS 랩장은 “CU는 업계 최초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해 지역과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중심의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최첨단 기술을 리테일에 접목해 상품이 고객에게 닿는 라스트마일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 떨어진 펜션에 3분 안에 배송이 목표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다음 주 중에 경기도 가평에 드론 이착륙·관제시설 등 스테이션을 갖춘 점포를 연다. 세븐일레븐은 우선 드론 배송 스테이션 인근의 펜션 한 곳을 지정해 테스트 서비스를 선보인 뒤 드론 배송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파블로항공의 드론 배송 애플리케이션인 ‘올리버리’에서 주문하면 된다. 드론 배송을 위한 세트 상품과 일반 상품도 배달 가능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정한 펜션과 드론 배송 스테이션 거리가 1㎞ 정도라 3분 안에 배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드론 배송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구글 계열사 윙은 미국과 호주, 핀란드에서 드론 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도 지난달 미국 6개 주, 400만 가구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도 올해 말 미국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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