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표 "총리 귀 닫는다면 KDI 원장 남아있을 이유 없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면서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홍 원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면서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홍 원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덕수 총리는 앞서 지난달 29일 취임 1개월을 기념해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홍 원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원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보완과 수정이 필요했고 당시 총리께서는 쓴소리와 함께 소중한 조언을 해주신 바 있다"면서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께서 소중한 조언을 주셨지만, 이번에는 제가 KDI 원장으로서 조언을 드릴 차례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주 총리께서 연구의 중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법률의 취지와 달리, “같이 갈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고 하신 것은 연구의 중립성과 법 취지를 훼손시키는 부적절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KDI가 개최한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을 맡으신 진념 전 부총리께서는 “KDI는 특정 정권의 연구원이 아니라 국민의 미래를 여는 연구원이 돼야 한다”고 일깨워 주셨다"면서 "반면 국책 연구기관은 정권과 뜻을 같이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뵌 적은 없었다"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는 "민간주도 성장을 내걸고 있는데 이는 감세와 규제 완화를 핵심 축으로 한 이윤주도성장"이라고 언급한 뒤 "지난 10년 전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에 표방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성장은 현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하여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작년 의회 연설에서 “감세를 통한 낙수경제학은 작동한 적이 없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정책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활발한 토론과 치열한 논쟁을 거치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간다"면서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치열한 토론을 이끄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제가 떠나더라도, KDI 연구진들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에 따라 흔들림 없이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당부했다.
홍 원장은 끝으로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돼야 한다"며 "리께서는 부디 다름을 인정하시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셔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시길 소망한다는 말씀만 남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약까지 먹였는데…골프광 남편, 같은 아파트 사는 유부녀와 바람났다" - 아시아경제
- "미아리서 몸 판다" 딸 유치원에 문자…숨진 채 발견된 엄마 - 아시아경제
- 빅뱅 대성 '유흥업소 논란' 빌딩, 654억 '대박' 터졌다 - 아시아경제
- "이걸 엉덩이에 넣는다고?"…매달 '이것 정액 주사'에 1800만원 쓴다는 브라질 모델 - 아시아경제
- 4억 들인 헬스장 '전세사기'…양치승 "보증금 한 푼 못 받았는데 무혐의" 격분 - 아시아경제
- "아무리 연습이어도"…옥주현 길거리 흡연 논란에 '시끌' - 아시아경제
- "'깨'인 줄 알고 먹었는데, 충격"…닭한마리 국물에 벌레 '둥둥' - 아시아경제
- "그냥 죽일 걸 그랬다" 음주운전 하다 승용차 박고 막말 쏟아낸 BJ - 아시아경제
- "여자가 날뛰는 꼴 보기 싫다" 김여정 비난했던 일가족 '행방불명' - 아시아경제
- 스타벅스 아니었네…출근길 필수템 '아메리카노' 가장 비싼 곳 어디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