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동행한 인사비서관 아내..대통령실 "김건희 수행 안했다"
대통령실 측은 지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 A씨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A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어서 (스페인을) 간 것이 아니다”라며 “(스페인에서 진행된)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그분에게 저희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인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게 아니다”라며 “수행원 신분인데, 민간인이기 때문에 ‘기타 수행원’으로 분류된다. 기타수행원은 누가 임의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외교부 장관의 결재를 통해 지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치의나 일부 통역도 기타수행원”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A씨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라며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인사비서관의 부인으로서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서 간 것이 아니다”라며 “오랫동안 해외 체류하면서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교류 행사 기획·주관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씨는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기획이라는 것이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순방 때도 A씨가 참여하는 것이냐’란 질문에는 “알 수 없다”며 “이분이 필요하지 않다 싶으면 안 가는 것이고, 순방의 성격, 국가의 성격이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A씨의 채용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분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을 저희가 검토했었다”며 “그런데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되고 나서 이해충돌 등 문제가 있을 거 같아서 본인도 고사했다. 그래서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밤 입장문을 내고 A씨가 이번 나토 일정에서 각종 행사 기획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며 “출장에 필수적인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했지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직책도 없는 일반인이 나토 순방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고 경호상 기밀사안인 김건희 여사 일정과 의전을 확인하는 등 제 2부속실 역할한 것까지 보도됐다”며 “이러다 보니 대통령의 부정평가 날로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위원장은 “한 나라의 대통령 부인께서 공식적인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대동하고 국무를 봤다는 것은 국가의 기강에 관한 문제”라며 “정상회담 비행기 안에서는 극비의 일들이 다뤄지는데 등록되지도 않은 민간인을 지인이라고 해서 데리고 간다면 차라리 제2부속실을 만드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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